유동규, 정진상 측과 고성 다툼…재판부가 중재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5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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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교사 혐의 심리…이재명은 변론 분리
정진상 측 변호인과 고성 주고받으며 '충돌'
유동규 "정진상이 버리래서 반사적으로 버려"
檢 "버리라고 안했다면?" 유 "갖고 있었을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측 변호인과 법정에서 언성을 높이며 충돌하는 모습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해당 재판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공동 피고인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정 전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부분을 심리하며 이 대표의 변론은 분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21년 9월28일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정영학이 다 들고 중앙지검에 들어갔다고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정영학 회계사는 이보다 앞선 9월26일 검찰에 출석해 대장동 수사의 단초가 된 일명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정 회계사가 검찰에 출석한 날짜와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과 통화한 날짜 간 시간 차이를 지적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하고 통화한 날은 28일로 기억했고, 정진상의 정보력이 상당히 강했다”며 정 전 실장이 해당 사실을 알려준 날과 정 회계사가 검찰에 출석한 날이 같은 날인 줄 알고 착각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정 전 실장과의 통화에서 “최근에 있는 것까지 (녹취록에) 나오면 김용 관련된 것도 다 나올텐데 어떡하냐 걱정된다고 하니 정진상이 ‘심각하네’라고 했다”며 “불똥이 다 튀면 어떡하지 하니 정진상이 ‘이거 뭐 운명이지’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정 전 실장이 ‘정영학 리스크’를 모른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정영학을 몰랐다면 정영학이 검찰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왜 했겠느냐”며 흥분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진상도 아는(내용)”이라고 말하자 이번엔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이 “정진상을 왜 자꾸 끌어들이느냐”고 고함쳤고, 유 전 본부장은 “왜 말을 못 하게 막느냐”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잠시 휴정을 권하며 양측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하던 검찰은 2021년 9월29일 오전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이 같은 행동이 압수수색 직전 전화 통화를 하던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의 자의적 판단이란 입장이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수사선상에 오르면 이 대표도 곧 오를 것이기에 세 사람을 보호해야겠단 생각을 한 게 맞느냐고 물었고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통화하던 정진상에게 압수수색 나온 것 같다고 말하니 ‘야 휴대폰 버려라’라고 말했다”며 “버릴 땐 생각 없이 정진상이 버리라고 해서 얼떨결에 반사적으로 버린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증인(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 것이냐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그냥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 제공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실장 사건은 이후 이 대표 재판과 함께 병합됐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의 지시에 따라 불리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용 중이던 본인의 휴대전화를 인멸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다만 정 전 실장과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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