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예고에… 최상위권 소신 지원 늘어 경쟁 치열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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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
수험생들 입시 전략은
N수생 비율 35% 역대 세번째… 재수-반수 고려한 상향지원 늘듯
이과생, 문과 지원 올해도 강세… 대학별 환산 점수 꼼꼼히 따져야

오늘처럼 늘 웃음꽃 피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경기 수원 영복여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이 손에 수험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오늘처럼 늘 웃음꽃 피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경기 수원 영복여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이 손에 수험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킬러 문항이 없지만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대 등에 지원하는 최상위권 수험생 간의 정시모집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지원자 가운데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졸업생 등의 비율이 35.3%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세 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N수생은 대체로 재학생보다 수능에 강하다.

이번 정시에서 최상위권이 눈높이를 낮춰 안정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1년 더 공부해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신 지원하고 재수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반수 준비에 돌입하는 학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입시학원은 내년 3월부터 고3 재학생과 반수생을 한 반으로 묶어 야간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반은 처음이다.

● 재학생은 대학별고사 적극 응시


16일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최대한 빨리 가채점을 해야 한다. 당장 18일부터 본격화되는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결정하고, 수시에 지원한 대학 및 정시에 지원할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수능 점수가 높아서 수시보다는 오히려 정시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 수시에서 최초 혹은 추가 합격하면 정시에 아예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시 납치’라고도 표현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학별고사는 적극 응시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시에서 N수생 강세가 예상돼 재학생은 수시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대학별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매우 다르므로 지원 대학이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출문제와 예시 답안을 토대로 연습해야 한다.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은 대학별 환산점수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대학마다 수능 반영 영역과 방법이 다르다. 내가 받은 점수가 더 높게 책정되는 대학을 골라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 영역, 자연계열은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다. 하지만 서강대 서울대 중앙대 등은 인문계열도 자연계열처럼 수학 반영 비율이 40% 이상이다.

이런 탓에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에서 이과생들이 수학 고득점을 무기로 인문사회계열 상위 학과들에 교차 지원해 왔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수학 영역의 중요도가 높았지만 올해는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변별력이 높다. 국어 영역 선택과목 중 점수가 잘 나오는 ‘언어와 매체’도 이과생이 많이 선택해 올해 이과생은 국어 영역 점수도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도 통계학과, 경제학과 등 이과생이 접근하기 쉬운 학과나 입학 뒤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의 교차 지원 비율과 합격선이 높았다. 이들 학과 지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재학생+반수생’ 같은 반 학원도 등장할 듯


대부분 정시에서는 수능을 100% 반영하지만, 일부 상위권 대학은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 지난해 서울대가 정시에서 교과 평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고려대도 교과우수전형(수능 80%+학교생활기록부 20%)을 실시한다. 수능 합격선이 일반전형보다 약간 낮을 수 있지만 교과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합격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올해는 특히 이과 최상위권의 경쟁이 셀 전망이다. 수능 지원자 중 N수생 등 졸업생 비중은 35.3%로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최근 3년 사이 최고다. 최근 3년간 이과 응시생 비중(과탐 선택자 비중)도 가장 높은 49.8%다.

내년도에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난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소신 지원 뒤 내년에 재수, 반수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시학원들은 수능 직후부터 재수반, 반수반 모집 광고를 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보통 이르게 시작하는 재수반은 12월 말∼1월 초 개강하는데,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이라 지원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정시 결과와 무관하게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하는 수험생도 꽤 될 것으로 학원들은 내다본다.

반수반도 보통 대학 1학기가 마무리되는 6월 중하순에 시작되지만 내년에는 3월에 열릴 전망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1학년 1학기를 휴학할 수 없는 반수생도 수업을 마치고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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