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고 1억6500만원의 현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내가 집필한 책을 팔고 받은 돈”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신 전 위원장은 1일 경기도 고양시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주장은 천부당만부당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가 신 전 위원장이 집필한 우리나라 기득권들의 혼인으로 맺어진 인맥을 다룬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3권을 부가세를 포함해 1억6000만원에 구매하는 대가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은 “지난 2021년 9월15일 김씨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김씨가 안부를 물어 이런 책을 갖고 있다고 하니 얼마냐고 해 ‘1억원 넘는다’고 대답하자 ‘그럼 1억5000만원에 사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부가세가 있어 그것도 (계약서에) 적어 책을 넘겼다”며 “책을 넘겨줄 때 계약금 300만원을 현금으로 받고 추석 연휴 중 책이 마음에 든다며 나머지 잔금 1억6200만원을 송금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 입장에서는 (내 책이) 어마무시한(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데이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둘이 자연스럽게 책값을 정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씨에게 받은 돈으로 자신의 채무와 자녀들의 학자금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나 세금은 아직 납부하지 못 했다고 했다.
2021년 9월에 인터뷰를 진행하고선 20대 대선 5일 전에서야 녹취록을 뉴스타파에 넘긴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2022년 2월 중앙선관위원회가 주최하는 2차 대선후보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는데, 윤 후보가 ‘대장동 일당이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믿느냐’고 해 제가 김씨에게 들은 게 있어서 ‘이건 아니지 않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을 배임수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20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3월6일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15일 판교의 한 카페에서 나눈 대화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이 나를 찾아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했다”며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없어)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후 조우형이 대검 중수부에서 윤석열(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을 만났으며, 박모 검사가 커피를 타 주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사건을 봐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신 전 위원장은 해당 녹취록을 직접 제보하면서 “대장동 사건에 관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대화록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해당 녹취록을 근거로 한 TV토론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냐”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저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갖다 붙이려고 10년 전 것까지(꺼내 드냐)”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검찰은 최근 관련자 조사를 통해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녹취록이 허위·조작된 정황을 파악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 억대 금품이 오고 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로부터 “윤석열이 조우형을 봐줬고 대장동 사업이 이재명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으로 인터뷰를 해줄 테니 대선 직전 보도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인터뷰를 한 뒤 1억65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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