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취소했다”…태풍에 귀가 서두르는 시민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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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 100~200㎜ 많은 비 예상
강도 약해졌지만 속도 느려 큰 피해 가능성
시민들 약속 취소하고 서둘러 집으로 향해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상륙해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민들이 태풍이 본격적으로 비를 뿌리기 전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 한낮 도심 곳곳 하천은 통제됐고, 붐비던 거리에도 평소보다 오가는 사람이 적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오는 11일 오전 3시께 북한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18시간 동안 전국을 수직으로 관통할 것으로 관측됐다.

카눈은 오후 9시께 서울 북북동쪽 약 40㎞ 부근 육상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울·인천·경기 지역 예상 강수량은 100~200㎜다.

이처럼 늦은 시간 많은 비가 예고되면서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중구 일대도 낮 시간 비교적 한산했다. 우산을 들고 물웅덩이를 피하는 행인과, 통제된 청계천 산책로의 모습을 담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는 전체 27개 하천의 출입을 통제한 상태다.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길에 오르기도 했다.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 이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관악구에 사는 김모(32)씨는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늦어지면 태풍에 귀가가 힘들어질 거 같아 약속을 취소하고 칼퇴를 하려고 한다”며 “약속을 취소할 때 다들 반기는 분위기 같았다”고 전했다.

서울 마곡으로 출퇴근하는 양모(32)씨는 “단 하루이틀이지만 태풍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을 편히 못 하니 신경이 쓰인다. 출퇴근도 쉽지 않다 보니 약속도 취소했다”며 “회사 동료는 제주도에서 오려던 소개팅 상대가 태풍 때문에 상경에 실패해, 인연을 맺지 못한 웃지 못할 일화를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박모(58)씨는 “원래 오늘 경상남도 쪽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중에 통영 쪽에 태풍이 상륙한다는 예보를 보고 출발을 미뤘다”며 “자차로 움직일 계획이었던 터라 항공이나 선박 이용이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어렵게 잡은 일정이지만 휴가 기분보단 안전이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퇴근길 혼잡을 막기 위해 지하철·버스의 퇴근 집중배차시간대를 30분 연장한다. 기존 퇴근 집중배차시간인 오후 6시~8시를 이날에 한해 오후 6시~오후 8시30분으로 늘리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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