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해임 두고… 이화영 “내 뜻 아니다” 아내 “정신 차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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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재판서 이견 표출
법조계 “李, 높은 형량 우려해
진술 바꾸려하자 부인이 막는 듯”

“우리 집사람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변호사 해임은) 내 의사가 아니다.”(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분명히 밝혔잖아. 당신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정신차려라.”(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모 씨)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부인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재판 전 백 씨가 전날 제출한 변호사 해임신고서에 대한 의견을 이 전 부지사에게 물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현재 법원에 제출된 의견은 내 의견은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형사소송법상 재판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의 동의 없이는 변호인을 해임할 수 없다.

그러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백 씨는 “제가 변호사와 계약하고 (돈을) 지불했는데 변호인이 (이 전 부지사 입장과 다른) 의견서를 내겠다고 해서 해임서를 낸 것”이라며 “저 사람은 (구치소) 안에서 (상황을) 모르는 것 같다. 자기가 얼마나 검찰에 회유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이 18일 재판에서 ‘쌍방울에 이 대표 방북을 추진해 달라는 말을 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사실을 공개하며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백 씨는 또 “당신(이 전 부지사)이 무슨 이재명 방북을 (추진했고) 그랬느냐. 변호사에게 놀아났다고 할 정도로 저는 너무 화가 난다”며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냐.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나오고 이 재판이 이상하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이 전 부지사가 높은 형량을 우려해 진술을 일부 바꾸려 하자 부인이 이를 저지하려다 갈등이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백 씨가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서모 변호사는 ‘검찰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백 씨와 의견 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 변호사 등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재판은 다음 달 8일로 연기됐다.

검찰은 당초 이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판 연기로 이 대표 조사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변호사 해임#이화영#쌍방울 대북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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