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고지방 과한 섭취 해로워
건강상태·체질 등 고려해 먹어야
하루 세 끼 균형 잡힌 식사 중요
11일은 삼복 중 첫 번째로 드는 복날인 초복(初伏)이다. 무더운 여름철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보양식을 찾기 마련이지만, 보양식도 잘못 먹으면 자칫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양식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음식은 고단백·고지방 음식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모른 채 고단백·고지방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 만성 질환자는 혈당과 혈압이 오를 수 있어 보양식 섭취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한 예로 삼계탕을 먹을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과식을 피하거나 지나치게 기름진 부위와 닭 껍질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더기를 위주로 먹고 국물은 적게 먹는 것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삼계탕 같이 국물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국물에 녹아 있는 많은 양의 소금을 모두 섭취하기 쉬워서다. 지방 함유량이 적은 살코기나 생선 종류를 먹는 것도 좋다.
장어도 인기 보양식 중 하나다. 장어는 육류에 비해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불포화 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나쁜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완화시켜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어 1인분(150g)에는 약 300mg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고지혈증 환자 하루 권장 콜레스테롤 섭취량(200mg 이하)을 훌쩍 넘어서 지나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간이나 신장(콩팥)기능이 좋지 않다면 보양식을 과도하게 즐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고단백 보양식을 먹으면 단백질 대사 잔여물, 칼륨이 과도하게 쌓여 신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생길 우려도 있다.
담관이나 담낭에 결석(돌)이 생기는 담석증 환자도 지방이 많은 보양식은 삼가해야 한다. 결석은 계란, 우유, 육류 등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고지방 식품을 즐겨먹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견된다. 고지방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담낭, 담관의 수축이 심해져 통증이 유발된다.
한의학에서는 체질을 고려해 보양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같은 보양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신체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이유다. 보양식을 먹고 기운을 얻는 사람이 있지만 열이나 배탈이 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체질은 태어날 때부터 지닌 몸의 특성으로 사상의학에서는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으로 구분해 치료한다”며 “체질에 맞지 않는 보양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자신의 체질을 알고 맞춰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몸이 차고 소화 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닭고기, 찹쌀, 대추, 부추 등 따뜻한 성질의 보양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반면 소양인은 열이 많아 돼지고기, 오리고기, 전복 등 체내의 열을 조절해 주는 보양식이 좋다.
체내 에너지 대사 소비가 느린 태음인은 외부로 기운을 발산시키는 소고기, 율무, 더덕을, 체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한 태양인은 땀을 적게 흘리도록 다소 서늘한 음식인 메밀, 다래, 문어가 추천된다.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도 좋지만, 하루 세 끼 균형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박, 복숭아, 포도 등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제철 과일을 적절히 먹는 것도 기운을 복 돋우는 한 방법이다. 다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수박, 참외 등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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