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반찬으로 으뜸 ‘묵은지’ 오래 묵힐수록 감칠맛 더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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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情]
강진 묵은지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나고 청각을 넣어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내는 강진 묵은지. 강진군 제공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나고 청각을 넣어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내는 강진 묵은지.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의 묵은지는 새콤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다. 전라도 사투리인 묵은지는 대중이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하다 보니 뒤늦게 표준어로 인정받아 2015년부터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됐다.

강진 묵은지는 100% 국내산 양념과 젓갈을 사용해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나고 청각을 넣어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낸다. 토하젓과 황칠, 조기, 돼지고기 등 집집마다 고유의 비법 원료가 담겨 깊은 풍미와 맛을 느낄 수 있다. 담근 김치는 두 곳으로 나눠 숙성 과정을 거친다. 대형 김치통에 넣어 겨울철에 실온에 두고 4∼5개월 숙성시킨 다음 영하 1도로 유지되는 저온창고에 옮긴다. 일부는 김치를 담가서 바로 저온창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선호하는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종류의 묵은지를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묵은지는 용도가 다양하다. 그냥 먹기보다 식재료로 사용하거나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때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난다. 김치찌개나 김치찜을 끓일 때 묵은지를 사용하면 별다른 양념이나 비법 없이 누구나 일류 요리사가 될 수 있다. 씻은 묵은지는 각종 생선회와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 생선회의 육질과 묵은지의 식감이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비린 맛을 깔끔하게 없애준다. 씻은 묵은지를 들기름에 볶으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반찬이 된다.

강진군은 묵은지의 인기가 높아지자 2020년부터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묵은지사업단을 꾸리고 고유 상표로 등록했다. 2021년에는 16개 업체가 2억56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제조업체가 44개로 늘었고 소비자의 수요 또한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묵은지가 소규모 고품질로 생산되는 만큼 ‘집밥’ 반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 번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75%에 달할 정도로 위생과 품질, 맛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강진묵은지는 초록믿음직거래 지원센터를 통해 구입하면 택배비를 포함해 1kg당 1만 원에 살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남도&情#호남#강진#묵은지#집밥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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