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3법 추진하고 공공 플랫폼 출시… 더 나은 사회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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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FIRM]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말하는 2년간의 성과
최초의 로스쿨 출신 변회 회장, 법조계 목소리 모으는 데 힘써
초년 시절부터 공익활동에 관심… 남은 임기 동안 민생 3법에 매진
최근 토건분야 감리 도입 추진도, 대한변협과 ‘나의 변호사’ 출범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해 1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으로는 최초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에 당선된 김정욱 회장(43·변호사시험 2회)은 2년의 임기 동안 법조계 현안 중에서도 국민 민생과 직결된 문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 회장 시절 그가 처음 명명한 ‘민생 3법’(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은 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 중 하나다.》

김 회장은 초년 변호사 시절부터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차장으로 세월호 유가족 지원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공익활동에 매진했다. 김 회장은 “당시 아무런 경제적 대가 없이 유가족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겠다는 변호사들이 전국에서 500명 넘게 모였다”며 “법조인 중 다수는 누구보다도 정의와 인권, 공익에 대한 사명을 갖고 일하는 청년 변호사들”이라고 했다. 청년 변호사들의 공익을 위한 노력이 정당한 인정을 받아야 할 때란 것이다.

김 회장은 서울변회 내부적으로는 세대와 성별,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등에 구애되지 않고 회원들을 두루 아울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원 복지도 꼼꼼히 챙기려 노력했다. 작게는 마스크 무료 배부와 월 회비 인하부터 크게는 변호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 가입까지 회원들의 호평을 받은 복지 및 지원 사업이 많았다.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김 회장을 지난달 30일 서울변호사회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간의 임기를 곧 마무리하게 된다. 소회가 있다면….

“로스쿨 출신이자 중간 세대 회장으로서 회원들 간 통합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제 법조계 내부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하나로 모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서울변회가 부지런히 일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각의 우려가 많이 불식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계획은….

“민생 3법 도입에 매진할 생각이다. 2017년 국내 최초로 제조물책임 분야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는 데는 한법협 회장으로 민생 3법 도입을 추진했던 제 기여가 작지 않았다. 제가 처음 국내 도입 논의를 주도한 디스커버리 제도는 법원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조하며 법조계 전반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집단소송제도 확대 역시 직접 소송에 나서기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공익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른 사업도 소개해 달라.

“토건 비리 근절을 위한 법률감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쉽게 말해 재개발조합에 대한 변호사의 외부 감사를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최근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나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등에서 볼 수 있듯 토건 비리와 부실 공사는 여전히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다. 그래서 서울변회 차원에서 도시정비법 및 공동주택관리법상 변호사 외부업무감사 의무 도입 법제화를 국회와 적극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청년 변호사 문제와 관련해 그간 거둔 성과가 있다면….

“많은 청년 변호사들이 여전히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고용상 문제나 직장 내 괴롭힘, 성차별 등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지난해 최근 5년차 이하 수습·소속 변호사들의 고용 관련 실태를 조사했는데 문제가 심각했다. 그래서 서울변회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악의적인 금전 관련 진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고용과 관련된 실질적인 분쟁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 복지 분야 성과를 꼽는다면….

“취임 뒤 사무국 조직 개편을 통해 매년 증가해 오던 사무국 직원 수를 줄이고 조직 구조를 효율화했다. 조직 개편과 불필요한 행사 축소 등으로 절감한 예산을 바탕으로 전 회원들에게 변호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 혜택을 무상 제공하고 월 회비를 인하했다. 최근에는 공개 입찰을 거쳐 삼성카드와 제휴해 ‘서울변회 로이어스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모든 회원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건 관리 프로그램도 개발 중으로 곧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법률 플랫폼 문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변협과 공동으로 출범시킨 공공 플랫폼인 ‘나의 변호사’의 경우 이미 5000∼6000명의 변호사가 검증된 정보를 등록했고 법원, 검찰에서도 홍보에 적극 협조해 주고 있다. 사설 플랫폼의 경우 당장 이용하기 익숙할 수 있지만 리걸테크 업계가 민간자본에 장악되면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최근 로펌 사무장이 로톡에서 변호사인 척 법률 상담을 했다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는 사건도 있었다. 공공 플랫폼을 더 개선하고 활성화해서 공적인 대체재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본다.”

―올 2월 법관평가 결과를 판사들에게 처음으로 개별 통보했다. 법원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재판 지연 문제를 비롯해 재판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려면 결국 평가와 피드백이 필요하다. 평가 결과 개별 통보를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판사님들이 노력하고 애쓰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개별 통지를 한 뒤 처음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는 지난번에 비해 전체 법관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2.4점가량 올랐다. 장기적으로는 평가 결과를 전부 공개하는 방향도 고민해야 한다.”

“법조인을 곧 기득권으로 보는 낡은 오해를 이제는 걷어내고, 국민들도 법조계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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