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대낮 유세 도중 사제 총에 맞아 숨져 ‘부실 경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당시 철통 경호가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총격범 야마가미는 오전 나라현에서 가두연설을 하던 아베 전 총리 등 뒤 7~8m 떨어진 거리까지 가는데 그 누구의 제지도 전혀 받지 않고, 총을 두 발이나 쐈다.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5시3분께 사망했다. 과다출혈이 사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당시 현장 경호가 미흡했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발포 사이 3초간 경호 인력들이 아무런 조치를 못 한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본 경찰 특수급습부대(SAT) 출신인 이토 고이치 경사는 “첫 총격 이후 대응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경호를 맡은 경찰관의 가장 기본적 규칙은 문제가 생겼다고 느꼈을 때 경호 대상자의 머리를 숙이게 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인데 첫 총격 이후 이런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경호 공백을 지적했다.
일본 내에서 경호 미흡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네티즌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사건 당시 몸을 날린 경호원의 모습과 비교된다는 게시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영상을 두고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당시 철통 경호를 비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24일 특별사면 이후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동네 주민을 향해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 힘들 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군으로 돌아갈 날만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인사했다.
이때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졌다. 사전에 위험을 감지한 한 여성 경호원은 소주병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손을 번쩍 들면서 달려가 위협을 막아섰다. 곧 다른 경호원들은 망설임 없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일부 경호원은 가방 방패를 곧바로 펼쳐 후속 테러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네티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당시 경호원들의 빠른 대처와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일본 경호원들의 부실 경호를 비교하며 “아베 경호원들이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한국 경호원의 민첩한 경호 실력 대단하다”, “일본은 진짜 경호 참사였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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