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새 정부 추가경정 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반영해달라며 닷새째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출근길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등 전장연 활동가 10명은 20일 오전 7시42분께 신용산역 4번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휠체어에 ‘장애인 권리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깡통을 매단 채 신용산역 4번출구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 첫 추경 예산 주간”이라며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에서 통과된 장애인 이동권 예산 1610억원을 본예산으로 넘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강대로를 건너던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횡단보도를 점거한 채 약 12분 동안 발언 및 집회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장애인 기본 권리인 이동과 교육, 노동은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와 연결돼 있다. 그 중 단 한 가지도 뗄 수 없다”며 “비장애인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누리는 권리들에 장애인은 배제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도 사람이다. 21년 동안 외쳤는데 대한민국 사회는 아직까지 장애인이 지역사회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 권리를 예산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기재부는 예결위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승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점거 과정에서 차선 일부가 통제되면서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고,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 충돌하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들은 차들이 시위대를 비켜갈 수 있도록 전장연이 점거하고 있는 횡단보도 앞 7차선 대로와 신용산역 삼거리 통행을 통제하는 등 집회 관리에 진땀을 뺐다.
시위대는 7시56분께 횡단보도를 건너 삼각지역 방향으로 도로를 통해 600m 가량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앞선 나흘 동안에도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에서 도로 점거 및 행진 시위를 벌였고, 일대 교통이 정체됐다.
전장연은 정부의 관련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당분간 도로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단체는 오는 27일까지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신용산역 3번 출구 횡단보도에서 삼각지역 방면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