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 50대·60대…11명에게 새생명 선물하고 떠나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8일 1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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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등으로 뇌사판정을 받은 50대와 60대 남성이 11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먼길을 떠났다.

28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김석희(57)씨와 신모(65)씨가 뇌사판정을 받은 뒤 각각 6명, 5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씨는 지난 3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후 김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틀만에 뇌사판정을 받았으며 장기기증이 이뤄졌다.

김씨의 신장과 각막, 간장, 폐는 필요로 하는 6명의 환자들에게 이식돼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김씨의 친형인 희성(59)씨는 “우리 6남매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져 지냈다”며 “동생은 양봉 일로 전국을 떠돌며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살았었는데 장기기증으로 선행을 베푼 만큼 하늘나라 가서 하고 싶었던 공부도 실컷 하고 좋은 가족과 웃으며 지내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씨는 지난해 6월 이삿짐센터에서 일을 하던 중 노후화된 아파트 방충망을 제거하다 추락해 크게 다쳤다.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3일 전남대병원에서 뇌사판정을 받았으며 투병을 하고 있는 5명에게 간장과 신장 2개, 각막 2개를 기증했다.

신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다니던 성당에서 교우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서를 쓰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뜻을 받아 기증을 했다”며 “아버지의 선택이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영근 전남대병원장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해마다 늘어나는 게 현실이지만 아름다운 선택을 해준 분들이 있어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2017년 2만7701명, 2018년 3만544명, 2019년 3만2990명, 2020년 3만5852명, 지난해 3만9261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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