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온몸 욕창으로 썩어가…산송장 만든 요양병원 처벌해달라” 靑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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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4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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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관리 부실로 환자의 온몸에 심각한 욕창이 생기게 한 요양병원이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온몸을 썩게 만든 요양병원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 A 씨는 “어머니가 2015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의식 없이 누워있는 상태”라며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 2020년 10월까지 계시다가 그곳의 중환자실이 폐쇄되면서 현재 계시는 B 요양병원으로 전원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어머니는 새로 옮긴 곳에서 1년여간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면회는 어려웠고 A 씨도 혹시 모를 감염 위험에 대비해 면회를 자제했다.

그러던 중 2021년 10월 B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A 씨의 어머니는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됐다.

그때 A 씨는 어머니의 몸에 욕창이 생긴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 엉덩이 부분 욕창이 3기라는 얘기를 대구의료원 의사에게 들었다는 것.

A 씨는 “B 요양병원에서 어떠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요양병원에 따져 물으니 수간호사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른다’했고, 병원 측 관계자는 그저 ‘죄송하다’는 말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의료원에서 격리가 해제되던 날 ‘다시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겠냐’는 B 요양병원의 물음에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했다며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간호부장이 전화해 ‘어머니 상태가 좋지 않다. 열이 자꾸 뜬다. 산소포화도가 낮다. 오래 못 가실 것 같다. 한 번 면회 오라’는 말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면회를 간 A 씨는 어머니의 뒤통수에 큰 거즈와 반창고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A 씨는 “머리에 욕창이 생겼느냐”고 묻자 “맞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튿날 다시 면회를 갔다는 A 씨는 “요양병원 관계자들과 얘기를 해봤지만, ‘오래 누워계시는 분들은 욕창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이전에 했던 똑같은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때 어머니의 몸상태를 직접 확인했다며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어머니의 몸 곳곳이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최초에 생겼던 엉덩이 부분은 제 주먹 2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등에도 욕창이 있고, 가장 충격적인 건 머리 뒤통수 전부가 욕창이었다”고 했다.

A 씨는 “욕창에 관해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머리 욕창은 체위변경을 전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온몸이 썩어들어가고, 특히 머리가 썩어가면서도 의식이 없기에 어떠한 얘기도 못 한 어머니의 아픔을 이렇게라도 알리고 싶다”고 청원한 이유를 밝혔다.

욕창은 장기간 누워있거나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경우 체중으로 압박받는 부위에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 그 부분의 피하조직 손상이 유발된 상태를 말한다. 주로 의식이 없는 환자나, 뇌신경 손상이 있는 환자 등에게 생기며 2시간마다 체위를 변경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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