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붕괴’ 넉달전…국토부, ‘물고임’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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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4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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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23∼39층 콘크리트 외벽이 폭탄을 맞은 듯 무너져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2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23∼39층 콘크리트 외벽이 폭탄을 맞은 듯 무너져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안전점검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물 고임’ 현상만 조치했을 뿐 ‘콘크리트 양생’ 등 이번 붕괴와 관련된 문제 원인은 발견하지 못했다.

1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익산국토관리청은 지난해 9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에서 ‘물 고임’ 현상을 발견하고 시정 조치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당시 점검에서 물 고임 외에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양생' 등 이번 붕괴와 관련된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운용 중인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을 보면 현장 점검에서는 공사 종류와 관련 없이 콘크리트 다짐 상태, 타설 전 청소 상태, 양생의 적정 여부, 양생 시 보호조치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점검 당시 해당 공사 현장의 공정률은 약 48.2%로, 콘크리트 양생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홍기원 의원은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이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점검 인력 충원 등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매뉴얼이 실제로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붕괴 사고 발생 4개월 전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은 같은 해 2분기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한 특별 점검 이유에서다. 대상은 총 11개 건설사, 143곳의 현장이었고 이중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 현장은 18곳으로, 이번 사고 현장인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도 포함됐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내며 점검 대상에 오른 회사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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