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오류·난이도 조절 실패…수능 출제하는 평가원, 고질적 문제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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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오류는 2022학년도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포함해 지금까지 9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초기 단계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해 번번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학년도 수능 물리Ⅱ 11번 문항의 경우 오류 논란이 제기됐지만 평가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물리학회 등이 나서 문제점을 지적하자, 평가원은 정시모집 진행 중에 복수 정답을 인정하고 성적표를 재발부했다. 수능 역사상 최초로 전원 정답이 인정된 사례인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는 항소심까지 진행됐다. 결국 시험이 치러진 지 약 1년이 지난 뒤 정답이 확정됐다.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도 반복됐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B 만점자가 6630명, 영어 만점자는 1만9564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물수능’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당시 김성훈 평가원장은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출제 오류에 대해서만 사과했다. 2019학년도 ‘불수능’ 논란 때는 당시 성기선 평가원장이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했다.

올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경우 응시생들이 적극적으로 공론화를 이끌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해당 문항의 문제점을 카드뉴스로 작성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시켰다.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해당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 석학인 조너선 프리처드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로부터도 ‘이 문항의 설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견서를 받아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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