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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사고걱정 통학로, 이젠 마음편히 걸어요”

특별취재팀
입력 2021-12-15 03:00업데이트 2021-12-1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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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생명으로]〈19〉교통사고 예방하는 안전 통학로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 남서쪽 일방통행로에 보행로가 설치된 모습. 학교 부지에 폭 1.5m의 통학로를 조성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성동구 제공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 앞.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학교 앞 통학로를 거닐고 있었다. 학교 옆 경동유치원에서 수업을 마친 원아들도 엄마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폭 1.5m, 길이 약 190m의 통학로에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차로와의 경계에 방호 울타리가 놓여 있었다. 경동초교 5학년 자녀를 둔 주민 정모 씨(46)는 “등하교 시간이면 차와 사람이 뒤엉키고 아이들은 차를 피하려고 매번 긴장하며 길을 걸어야만 했던 곳”이라며 “이제는 아이가 ‘뒤를 신경 쓰지 않고 맘껏 친구랑 얘기하며 걸어도 된다’고 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 각 기관과 주민들 협의 끝에 통학로 조성
경동초교 앞 도로는 본래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이동이 잦은 일방통행로였다. 보행자를 위한 전용 보도가 없어 주민과 학부모 사이에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폭이 4.7m 정도로 좁아 보행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민들은 2018년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통학로 설치를 건의했다. 학교 부지 일부를 내어 통학로를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토지 비용 부담, 교육환경 침해 등을 이유로 진척이 되지 않았다.

수십 차례의 논의가 오간 끝에 이해관계자들 간에 합의가 도출했다. 학교와 유치원은 통학로를 위한 부지를 내어주고, 구는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올여름 통학로 조성 공사가 진행됐고 10월에는 도로 재포장, 안전시설 정비 등을 거쳐 아이들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통학로가 들어섰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오랜 기간 논의하고 기관들의 협업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한 모범 사례이자 성과”라고 말했다.

학교 부지를 활용해 보도 또는 보행로를 놓는 사업은 2019년 44곳, 지난해 17곳에 이어 올해는 32곳에서 추진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부터 보도가 없는 초등학교에 보도나 보행로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상당수 학교는 경동초교처럼 좁은 도로 폭, 주변 건물 위치 등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보도나 보행로 설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협업을 거쳐 학교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를 조성하는 방안을 세웠다”며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담장이나 축대, 식수대 등을 옮기고 학교 부지에 보도 또는 보행로를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알록달록 그림으로 운전자에 안전 일깨워”
서울 양천구 갈산초등학교 담장에 그려진 ‘스트리트아트’. ‘일단 멈추고 이쪽저쪽을 3초 동안 살피면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은 ‘일이삼사’의 초성 ‘ㅇㅇㅅㅅ’이 그려져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서울 양천구 갈산초등학교 담장에는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있다. 이 학교 1∼3학년생들이 거리 담장에 직접 그린 ‘스트리트아트’다. 주제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한쪽에는 커다랗게 ‘ㅇㅇㅅㅅ’이라는 초성이 그려져 있다. 이는 행안부가 진행하고 있는 대국민 캠페인 메시지 ‘일이삼사’에서 초성을 따온 것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7월 진행한 대국민 공모를 통해 ‘일단 멈춤! 이쪽 저쪽! 삼초 동안! 사고 예방!(일이삼사)’이라는 슬로건을 선정했다. 어린이 교통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횡단 중 사고를 막기 위한 행동요령을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운 숫자에 맞춰 표현한 것이다.

이곳은 정문 앞에 왕복 7차로가 놓여 있고, 제한 속도는 시속 50km로 교통사고 위험이 적지 않다. 학교 담장이 교통안전을 위한 커다란 광고판이 된 셈이다. 차민숙 갈산초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은 등하굣길에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볼 수 있어 좋아하고, 학부모들도 일이삼사의 의미를 알고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차량 운전자들도 벽화를 보며 안전 운전 의식을 일깨우는 등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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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팀장 박창규 사회부 기자 kyu@donga.com
▽ 변종국(산업1부) 신지환(경제부) 정순구(산업2부) 이소정(사회부) 신아형(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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