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1명 “수돗물 받아 마신다”…첫 수돗물 음용 실태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7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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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사용 모습(서울시 제공).© 뉴스1
수돗물 사용 모습(서울시 제공).© 뉴스1
국민 절반이 집에서 물을 마실 때 정수기 물을 마시고, 그 다음으로는 생수를 사 마신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수돗물을 받아 그대로 마시거나 끓여 마시는 경우는 4명 중 1명 정도였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수돗물 마시는 방법에 대해 전국적인 실태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7만2560만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4~6월 진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개정된 수도법에 따라 이뤄졌다. 향후 3년에 한번씩 실태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수돗물 가장 적게 마시는 곳은 인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물을 마실 때 가장 많이 마시는 물은 정수기 물로, 응답 비율이 전체의 47.5%였다. 그 다음으로는 생수(27.3%)를 많이 사 마셨다. 수돗물을 마신다는 응답은 24.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떤 물을 마시는지 답을 복수로 받았을 때 수돗물을 마신다는 응답률은 36.0%까지 올라가, 정수기 물(49.4%) 다음이었다.

어떤 물을 주로 마시는지는 지역별로 차이가 났다. 정수기 물을 마신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인천(54.6%)이었고, 울산(56.4%)과 세종(53.2%)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천은 가정에서 수돗물을 마신다는 응답률이 17.6%로 조사를 진행한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다. 이 지역에서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수돗물에서 적수(赤水)와 유충 등이 유출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수돗물을 마신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39.8%)과 전남(36.9%)이다. 제주는 생수(49.2%)를 사 마신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정수기 물을 마신다는 응답률이 44.5%로 가장 높았고 그 뒤는 생수(32.4%), 수돗물(22.8%) 순이었다.

20대-오피스텔 거주 싱글족은 생수 선호

마시는 물은 연령별, 가구수, 주거 형태에 따라 달랐다. 집에서 생수를 사서 마신다는 응답은 20대 이하(71.9%), 1인 가구(47.3%), 오피스텔 거주자(73.9%)에서 두드러졌다. 정수기를 설치해 물을 마신다는 응답률은 4인 가구(73.4%)와 5인 가구(71.8%)에서 높았고, 아파트 거주자(56.5%)가 많았다. 수돗물을 많이 마시는 연령대는 60대 이상(43.5%)이었고, 단독주택(32.8%)인 경우가 많았다.

수돗물에 대한 불편한 점으로는 ‘소독(염소)약 냄새’를 꼽은 응답이 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겨울철에 나오는 뿌연 수돗물’과 ‘녹물’이 각각 5.4%로 뒤를 이었다. 단수(2.6%) 이물질(2.3%) 등도 불편한 요소로 꼽혔다.

또 수돗물의 개선 과제로는 노후 수도관을 교체했으면 한다는 의견(48.3%)과 상수원의 수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40.8%)이 높게 나왔다. 환경부는 이번에 진행한 수돗물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주택 내 오래된 옥내 급수관 개선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동구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의견을 토대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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