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비밀병기 ‘화차’ 전시관 장성에 건립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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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남 장성군 동화면 육군포병학교 훈련장에서 열린 변이중 화차 발사 시연회에서 승자총통이 불꽃을 내뿜으며 탄환을 발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11년 전남 장성군 동화면 육군포병학교 훈련장에서 열린 변이중 화차 발사 시연회에서 승자총통이 불꽃을 내뿜으며 탄환을 발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전남 장성 출신인 망암 변이중 선생(1546∼1611)은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의 3대 발명품 중 하나인 화차(火車)를 발명한 문인이다. 화차는 기동성과 화력이 탁월한 병기였다. 화차 외부를 견고한 목재로 둘러싸고 쇠로 수레에 장갑을 씌웠다. 4면에 40개의 총구를 만들어 40발을 연이어 발사할 수 있게 했다. 개인화기인 승자총통을 각 총구에 장치한 후 심지를 연결해 발포하는 방식이다. 장성에서 화차 300대를 만들어 그중 40대를 배편으로 행주산성에서 분투하고 있는 권율 장군에게 보내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임진왜란의 비밀병기였던 화차는 망암 선생 서거 400주년이던 2011년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당시 상무대 육군포병학교 훈련장에서 열린 화차 시연 행사 중 정면에 장착된 14개의 승자총통을 두 번 발사해 300m 전방의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켰다. 현대 무기인 다연장 로켓포와 같은 강력한 화력을 뽐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복원된 화차는 육군포병학교 역사관과 봉암서원 전시관에 전시돼 왔지만 공간이 협소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봉암서원은 망암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호남 유림이 조선 숙종 때 세운 서원이다.

봉암서원은 서원 안에 660m² 규모의 화차전시관을 건립하기 위해 올해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장성군에 협조를 요청했다. 건립 취지에 공감한 장성군은 최근 문화재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전남도 등에 화차전시관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망암 선생의 화차는 선조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라며 “전시관이 건립되면 장성을 빛내는 또 하나의 훌륭한 역사문화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조선 비밀병기#화차#봉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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