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옵티머스 원금 100% 지급 결정…‘계약취소’ 권고는 불수용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25일 15시 08분


코멘트
전국 사모펀드 피해대책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 분쟁조정 옵티머스 계약취소 결정 촉구 및 정영채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전국 사모펀드 피해대책위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 분쟁조정 옵티머스 계약취소 결정 촉구 및 정영채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일반투자자들에게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대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권고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와 신뢰도 회복을 위해 원금을 100% 보상하지만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에 구상권 청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5일 NH투자증권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분조위의 조정안이 나온 이후 2개월만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투자원금을 반환받게 될 대상은 일반투자자 831명(전체 고객의 96%)이며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개별 합의서가 체결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투자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작년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지 직후 펀드 잔고의 45%에 해당하는 1779억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NH투자증권은 선지원 금액에 더해 잔여 금액까지 지급함으로써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 완료하게 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분조위 조정결정의 기본 취지를 존중하고 고객보호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며 “지난 4월5일 분조위의 조정안이 나온 이후 2개월 간 여덟 차례의 이사회 논의를 거쳤으며, 금융회사의 핵심가치인 고객 보호와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의 형태다. 분조위가 권고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와 형식은 다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회사로서도 ’계약취소‘를 인정하는 것보다 이 사안에서 중대 책임이 있는 다른 기관에 대한 구상권을 보전하는데 유리하다.

◇하나은행 및 예탁결제원 상대로 손배소 및 구상권 청구

이번 옵티머스 사태는 운용사가 처음부터 사기운용을 설계한 사건으로, 다수의 투자자가 피해를 봤고 펀드 운용 구조상 투자중개업자(NH투자증권)는 물론 수탁은행(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예탁결제원)가 모두 연관돼 있고, 투자자 보호 책임 역시 분담해야한다는 것이 NH투자증권의 일관된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공동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 및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단순 판매사로서 고객보호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다하겠지만,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으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호 NH투자증권 준법감시본부장은 “당사를 포함해 옵티머스 펀드 판매 증권사들은 투자제안서대로 운용되는데 대한 수탁은행의 감시기능을 신뢰했다”며 “그러나 하나은행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투자제안서와 실제 펀드에 편입된 자산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임에도 불구,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정체가 불확실한 6개 회사 사모사채에 펀드 자금을 집중투자하는 기형적 운용지시를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탁결제원은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해 주어,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오랜기간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진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었다고 박 본부장은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구상권 청구를 통해 각각의 기관들이 합당한 수준의 책임을 이행토록 함과 동시에 펀드 자산회수율을 높이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고 금융상품 검증 및 판매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모상품은 공모상품과 통합해 심의 기준을 대폭 높이고, 심사역 구성의 전문성도 강화하는 한편 모니터링 주기와 리스크관리 범위도 확장하는 등 사후관리 체계도 크게 강화했다.

정 사장은 “오늘 이사회의 결정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뼈를 깎는 반성과 심기일전으로 재출발해 하루 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적인 업무체계로 복귀하고,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