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버틸까 사퇴할까…법조계 “기소되면 직무배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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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1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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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1/뉴스1 © News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1/뉴스1 © News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검찰이 조만간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지검장의 향후 거취도 주목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은 이르면 금명간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수심위는 전날(10일) 대검에서 현안위원회를 소집해 위원장을 제외한 출석 위원 13명 중 찬성 8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을 의결했다. 수사계속 여부는 찬성 3명, 반대 8명, 기권 2명으로 부결했다.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2019년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린 셈이다.

법조계에선 수심위에서까지 기소 권고가 나온 만큼, 이 지검장이 조속히 중앙지검장 직위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9급 공무원도 법원에 기소되면 보직해임에 사표 내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성윤은 즉각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사표를 내지 않고 버틴다면 박범계 장관은 당장 이 지검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비수사 부서 발령을 내고 대검은 즉시 징계절차에 회부해 해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지검장이 사퇴하기 전 기소가 이뤄질 경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칙에는 비위와 관련한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경우 의원면직이 제한된다는 규정이 있다. 사표를 내더라도 수리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됐던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의 경우도 지난 2017년 당시 감찰이 개시되자 사표를 냈지만,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칙에 따라 감찰 중이라는 이유로 사표수리가 되지 않았다.

이 전 검사장은 이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전보 조치됐고 법무부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면직 처분을 의결한 바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당연히 (중앙지검장) 직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은 인사로서 다른 곳으로 보내고 법무부에서 신속히 징계면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영렬 전 검사장의 경우 기소되면서 바로 면직 처분이 됐다”며 “그때보다 더 나쁜 범죄인데 빨리 징계면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기소가 되면 사표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인사를 내야 한다”며 “징계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최소한 직위해제 등 인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모든 공직자에게 예외가 없는 만큼 이 경우는 입장이 다양할 수 없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직위해제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동훈 검사장의 경우 지난해 채널A 사건이 불거지자 법무부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조치한 바 있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직무배제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며 “법무부가 오늘 내로 기소 여부를 알아보고 (직무배제)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 전에)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사표를 내면 그에 따라 법무부가 빨리 수순을 밟는 방법도 있다”며 “본인이 빨리 결심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지검장에 대한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것이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아직은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수심위의 기소 권고에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던 이 지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으로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다만 평소 출근을 하던 방식인 지하주차장을 통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정문 현관을 통해 청사 안으로 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억울함의 표시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천·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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