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 용역계약 90% 전관이 좌지우지”…경실련, LH 입찰담합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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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0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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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관에서 LH기술용역 입,낙찰내역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LH건설사업관리 용역 대다수에서 입찰담합의 징후가 보인다’며 공정위와 검찰, 경찰의 LH입찰담합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경실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관에서 LH기술용역 입,낙찰내역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LH건설사업관리 용역 대다수에서 입찰담합의 징후가 보인다’며 공정위와 검찰, 경찰의 LH입찰담합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설사업관리 용역에 LH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최종 낙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무려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업체끼리 담합해 사업을 수주하는 경향도 보였다. 내부위원의 평가가 낙찰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해 LH전관 영입업체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LH 건설사업관리 용역 대다수 입찰담합 징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와 사정기관은 철저히 수사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실련은 한 건설사업관리 용역업계 제보자로부터 LH가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업관리 용역’ 총 92건(4505억원)의 사업을 공개했다. 기간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다. LH는 용역사업 중 20억원 이상 금액이 큰 사업에 대해서는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를 적용한다. 기술점수(80점)와 가격점수(20점)를 합산한 통합 평가방식이다. 이를 내외부 평가위원 7명이 업체별 점수를 산정한다.

그런데 LH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낙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90.2%(83건)에 달했다. LH 내부위원은 통상 7명 중 3명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데, 낙찰업체 선정에는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했음이 추정되는 것이다. 특히 LH는 올해부터 내부위원을 7명 중 5명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상위업체끼리 담합해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92건의 사업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참여한 사업은 66건(71.7%)에 달했고, 종심제 85건 사업의 경우 2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65건(77%)으로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11조 ‘경쟁입찰은 2인 이상 유효한 입찰로 성립한다’를 회피하기 위해 2개사씩 입찰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특히 경실련은 이런 방식으로 상위 10개 업체에 수주를 집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10개 업체의 수주건수는 92건 중 49건으로 53.3%를 차지한다. 계약금액은 2898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64.3%를 차지한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끼리 가격 담합을 하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 금액 차이가 1%도 안되는 사업이 74건(80%)에 달하는 것이다. 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인 경우는 58건(63%)이다.

경실련은 “이런 방식으로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6개 사업을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다”며 “LH전관 영입업체가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개별 사업까지 포함하면 10개 사업 중 9개 사업을 가져갔다”고 했다.

경실련은 “입찰에 경쟁이 발생하지 않았다. 줄 세우기 입찰담합 징후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여, 공정위 및 검경 등 사정기관은 LH 건설사업관리 용역사업의 입찰담합을 철저히 수사해 기회의 평등과 평가과정의 공정을 정립시켜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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