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기록적 한파에 유자-녹차 등 냉해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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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유자, 잎 고사해 수확량 줄듯… “회복에 3,4년 걸릴것… 생계 막막”
보성 녹차 ‘재배면적의 20%’ 냉해… 겨울배추-새싹보리-고추도 피해
내달까지 피해조사 후 지원 방침

김영록 전남지사가 2일 보성군 보성읍 농가를 방문해 잎이 적색으로 변하면서 마르는 적고 현상 등 냉해가 나타난 차밭을 둘러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김영록 전남지사가 2일 보성군 보성읍 농가를 방문해 잎이 적색으로 변하면서 마르는 적고 현상 등 냉해가 나타난 차밭을 둘러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올 1월 기록적인 한파로 유자와 녹차, 겨울배추 등 농작물의 냉해(冷害)가 심각해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3일 전남 고흥군에 따르면 유자를 재배하는 1908농가의 658ha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농가마다 피해 수준은 다르지만 전체 유자밭에서 잎이 노랗게 변하는 갈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흥군 풍양면 양리에서 유자를 키우는 이명현 씨(53)는 “잎이 고사해 올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며 “올해 입은 냉해를 회복하는 데 3, 4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여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유자나무는 영하 9도 이하로 떨어지면 피해가 발생한다. 고흥지역은 올 1월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9∼14.1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나흘 동안 지속되면서 유자나무가 냉해를 입었다.

전남 보성군은 녹차 755ha를 재배해 전국 재배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보성도 올 1월 기록적인 한파에 녹차 재배면적의 20%에 해당하는 152ha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보성군이 현재 녹차 냉해를 접수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일 냉해를 입은 보성군 녹차밭을 둘러보고 신속한 피해 조사와 함께 복구 지원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복구지원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예비비를 투입해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겨울배추 1857ha, 새싹보리와 고추 등 올 1월 냉해를 입은 농작물 2200여 ha의 복구지원비 63억 원을 확보했다.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은 1월 한파로 배추 재배면적 3900ha 가운데 1860ha가 피해를 입는 등 손실이 컸다.

전남도는 녹차를 비롯해 냉해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유자, 마늘, 양파는 다음 달까지 작물별 피해 조사를 마친 뒤 복구계획을 세워 지원할 방침이다. 냉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유자 재배 농가의 60%가 가입했지만 녹차 농가는 13%에 불과하다. 농민들은 “정부의 냉해 지원이 복구비 수준에 그쳐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올 1월 6∼10일 해남 등 6개 시군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해 각종 농산물에서 냉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도#한파#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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