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사팀 다 남았지만…“尹 무시한 인사” 檢내부 반응, 왜?

뉴스1 입력 2021-02-22 18:28수정 2021-02-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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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검찰 인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법무부가 22일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권력비리 수사팀이 대부분 유임됐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외관상 후퇴한 모양새를 취했을 뿐,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무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22일 2021년 상반기 고검검사급 검사 18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주요 내용을 보면 주요 권력비리 수사팀 부장검사들이 자리를 모두 유임됐다. 먼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검사(33기)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검사(31기)가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서울중앙지검 내 주요 권력수사인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을 각각 담당한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32기), 이동언 형사5부장(32기), 주민철 경제범죄수사부장(32기)도 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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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처분을 놓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어 온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30기)도 교체되지 않았다. 지난해 윤 총장 징계 사태 때 이 지검장에게 사퇴를 건의한 중앙지검 2∼4차장 등도 이번 인사에서 이동이 없다.

다만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30기)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내며 수사권을 부여했다.

임 연구관의 겸직 발령 인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선 법무부에서 겸직 발령을 내는 것을 처음 본다는 반응부터 “윤 총장이 칼자루를 쥐어주지 않으니까 법무부에서 직접 나선 것” “법무부에서 작심한 거 같다” “속셈이 뻔하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A부장검사는 “원래 대검 감찰의 경우 검찰총장이 수사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직제를 내서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총장이 칼을 (수사권을) 주지 않으니까 법무부에서 이렇게 한 사람을 특정해 수사권을 주는 것은 너무나 이례적이고 속셈이 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B부장검사도 “보통 수사가 필요할 때는 총장이 직무대리를 내줘서 기소를 하거나 업무처리를 하는데 이런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법무부에서 작심하고 아예 발령을 낸 것 같다. 윤 총장도 이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수사권이 없는 임 연구관은 그간 윤 총장에게 몇 차례 직무대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무부에서 직무대리가 아닌 겸직으로 발령을 낸 것이다. 윤 총장은 임 연구관의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에 수용불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부장검사는 “통상 서울중앙지검 겸직 발령은 보직상 자리를 차지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잘 내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총장이 직무대리를 내서 업무처리를 한다”며 “윤 총장이 끝내 직무대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으니 법무부에서 아예 정식발령을 내버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주요 권력비리 수사팀은 유지됐지만, 대검 측의 다른 요구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윤 총장을 또 ‘패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검의 대규모 인사 요청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거면 최소한 특정 인물을 빼는 인사는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그게 최소한의 마지노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권력비리 수사팀이 유지됐다고 해서 대검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인사위원회 참석에 앞서 “대검에서는 인사 정상화를 위해서 광범위한 규모의 인사 단행을 요청했는데 법무부는 조직 안정 차원에서 빈자리를 메꾸는 소규모 인사 원칙을 통보 해왔다”라고 밝힌 바 있다.

B부장검사는 “(박 장관이)어차피 7월 총장 임기가 만료되면 인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부딪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윤 총장의 요구를 아예 무시하자니 검사장급 인사 때 난리가 났으니 못할 것이고, 그렇다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으니 놔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인사만 지나면 윤 총장의 지휘권이 약해지는 만큼, 이번엔 윤 총장의 의중을 반영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라며 “윤 총장의 뜻을 반영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부장검사는 “법무부에서 눈치를 봐서 후퇴를 한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윤 총장이 나갈 때까지는 묶어두고 검찰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의 인사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부장급 C검사는 “지금 법무부에서 대대적으로 인사를 단행해서 주요 권력비리 수사팀을 빼거나 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며 “청와대 민정수석 이슈도 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사팀을 해체하면 노골적으로 티가 날 수도 있으니 대폭으로 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의 안정과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하면서도, 검찰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고, 인사규모 및 구체적 보직에 관하여 대검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공감하는 공정한 인사를 위해 더욱 경청하고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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