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월배차량기지 이전사업 2년째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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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차량기지와 통합 추진했으나 주민들 거센 반발로 답보상태 머물러
대구대 “이전 부지 무상임대” 제안엔 대구시 “철로 추가 조성해야” 난색

최근 대구 동구 도시철도 1호선 안심차량기지에서 전동차가 운행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서구 월배차량기지를 이곳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최근 대구 동구 도시철도 1호선 안심차량기지에서 전동차가 운행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서구 월배차량기지를 이곳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대구도시철도 1호선 월배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2년째 진척 없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시가 안심차량기지와 통합하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로 뒀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답보 상태다.

대구시는 1997년 대구도시철도 개통 당시 조성한 달서구 유천동 14만9200m² 규모의 1호선 월배차량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주변에 대규모 택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거 환경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 이곳 주민들은 차량기지로 인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공약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시작한 월배차량기지 이전 사업의 타당성조사 용역은 현재까지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구 사복동 1호선 안심차량기지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사실을 접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이 이전 부지를 무상 장기임대 방식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영광학원 관계자는 “도시철도 1호선을 경산 하양역까지 연장하는 당초 계획을 대구대까지로 변경해 준다면 캠퍼스 부지를 차량기지 이전지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광학원은 최근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을 도시철도 1호선 유치 사업 대표로 임명했다.

영광학원이 제안한 부지는 하양역과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대구대 서북편 기독교교육관 주변(28만여 m²)이다. 월배차량기지와 안심차량기지 통합 이전도 가능한 땅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하양역에서 대구대까지 약 3km 구간 철로를 추가로 조성하는 것과 역 신설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게 이유다. 해당 부지가 완전한 평지가 아니라서 토목 공사 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대의 제안대로 추진하면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행정 절차가 길어져 전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대의 공식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 난감한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영광학원이 대학본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대구대 관계자는 “법인이 대학과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학생 교육 서비스를 위해 사용해야 할 공간임에도 제대로 논의를 하지 않아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안심차량기지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 부지 매입 및 토목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 진척이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영광학원의 제안까지 나와 논란이 커졌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도시철도#월배차량기지#이전사업#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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