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 없이 쉬운 한국사 20번 문제… “정부 맞춤형 문제냐”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4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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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 20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택지가 지나치게 쉬워 터무니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한국사 20번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 중 남북 관계에 대한 부분을 보기로 주고, 해당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고르라고 했다. 정답은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라고 적힌 5번 선택지다.

그런데 5번을 제외한 나머지 선택지는 모두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1번 ‘당백전을 발행했다’는 조선시대, 2번 ‘도병마사를 설치했다’와 3번 ‘노비안검법을 시행했다’는 고려시대, 4번 ‘대마도(쓰시마섬)을 정벌했다’는 고려·조선시대의 일이다.

해당 문제의 배점은 가장 높은 3점이다. 3점짜리 문제는 한국사 총 20문제 중 10개다. 선택지가 이렇다 보니 “보너스 문제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부 잘 못한 재학생 배려한다더니, 이 문제가 그거냐” 등의 반응이 나온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문제를 SNS에 올리고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물었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신경 쓰니 대놓고 정부 맞춤형 문제를 낸 것 아니냐”, “세뇌교육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낼 게 없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의신청 게시판에 특정 문항에 대한 지적이 많이 올라오면 정답을 확정할 때(올해는 14일) 해설을 달아 공개하고, 그 전에는 입장 표명을 않하는 게 관례”라며 “해당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은 아직 올라온 게 없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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