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원, 무료 독감백신 돈받고 접종

김상운 기자 입력 2020-09-26 03:00수정 2020-10-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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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노출 백신 접종 전주만 179명… 실제 접종 없다했던 질병청 무색
임신부-12세이하 무료접종 재개
질병관리청은 22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유통 중 상온 노출’ 사실과 품질검사 계획을 발표하며 “해당 백신이 실제 접종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흘 만인 25일 전국적으로 최소 224명이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전면 중단이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대응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은 25일 문제가 된 백신 중 일부가 서울 부산 전북 전남 등지에 유통돼 105명에게 접종됐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전북 전주시도 이날 지역 내 접종자가 179명이라고 발표했다. 중복 인원을 빼면 최소 224명에 달한다. 앞서 질병청은 유통업체인 신성약품이 재하청 업체를 통해 백신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 문을 열어 놓는 등 적정 온도(2∼8도)를 유지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자 21일 밤 무료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통보받지 못한 일부 병원은 정부 중단 조치 이후에도 해당 백신을 접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1일까지 63명, 22일 34명, 23일 8명이 백신을 접종받았다. 앞서 질병청은 22일 브리핑에 이어 23일 발표 자료에도 “접종 여부는 의료기관별로 공급한 백신의 제조번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접종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선 의료기관의 백신 관리도 허술했다. 전주의 한 병원에선 정부의 백신 관리 지침을 어기고 정부 조달 백신을 유료로 접종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개별 의료기관은 자체 구매한 유료 백신과 정부 조달 무료 백신을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병원은 유료 접종 대상자 60명에게 정부 조달분을 맞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병원 측이 고의로 정부 조달분을 접종한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규정을 위반한 만큼 무료 접종 위탁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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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이 접종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독감 백신은 사(死)백신으로 주사기에 충전돼 밀봉된 상태로 공급되기에 상온에 노출돼도 오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며 “관련 부작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부작용은 보통 48∼72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현재까지 이상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면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은 일시 중단됐던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에 대한 무료 접종을 이날 오후부터 재개했다. 해당 백신은 의료기관이 개별 구매한 것으로 상온 노출 백신과는 다른 경로를 통해 유통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무료 독감백신#상온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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