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제한’ 결혼식 꼼수 대응…“가벽 설치 하객 쪼개기”

  • 뉴시스

19일부터 한공간 내 50명 제한…어길 경우 벌금
일부서 멋대로 최대 100명 제공에 답례품 제안
"대부분 웨딩홀에서 손해보기 싫어 합의 안해줘"

다음달 5일 결혼을 앞둔 신부 A(29)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확산으로 결혼식 하객수가 50명(야외100명)으로 제한됐음에도 결혼식장에선 식비를 한푼도 못돌려준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21일 뉴시스가 입수한 전국에 체인점을 가진 한 호텔의 결혼식 안내문을 보면 “19일부터 시작되는 사회적 안전한 거리두기 2단계 확정에 따라 8월22일~8월30일 예식은 다음과 같이 조정돼 진행된다”며 “예식홀 한공간 내 50명 입장제한으로 다른 3곳을 추가대관하고 예식을 생중계하겠다. 연회장 최소 1m 거리두기를 해 100명의 식사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답례품으로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A씨는 처음 식장을 예약하면서 270명의 보증인원을 걸고 돈을 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8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을 금지시켰다.

현재 정부의 제한인원은 50명이지만 A씨가 예약한 업체는 50명씩 두곳에 나눠 앉힌 다음 총 100명의 식사를 제공하며, 나머지 170명은 답례품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즉 예비부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식비로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예비 신부, 신랑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며 의논 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분통만 터뜨리고 있다.

같은날 결혼을 앞둔 다른 신부 B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B씨는 “원래 예약인원은 300명이었는데 업체에서 100명까지 해준다더라”며 “100명 밑으로는 못 줄여준다고 한다. 그래도 200명 식비는 돌려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업체에선 종업원 포함 50명씩 3개홀로 나눠서 앉게 해주겠다고 한다”며 “업체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해도 유튜브로 라이브중계 서비스를 하는게 어떠냐고 묻더라”고 말했다.

결혼 관련 유명 카페인 ‘다이렉트 결혼준비’에도 비슷한 사정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한 회원은 “흔히 술집, 카페, 지하철도 한칸당 50명 정도인데 결혼을 한번 미룬 예비부부들은 다시 미룰 수도 없다”며 “계약취소를 할 경우 위약금이 크고 사람들이 안 먹고 가는 식비도 고스란히 신랑신부가 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은 “대부분 웨딩홀에서 자기들도 손해 보기 싫으니 합의를 안 봐주더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결혼식 하객 수가 줄어들자 식비 일부 환불을 우려한 일부 예식장들은 ‘가벽’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도 검토 중이다.

일례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예식장은 이번 주말부터 기존 식장에 가벽을 설치해 한 칸에 50명씩 총 200명의 하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