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대입 일정… 고3 “재수생보다 절대 불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로나19 팬데믹]온라인 개학해도 수능준비 힘들어
학생부에 반영되는 활동시간 부족… 재학생 유리했던 수시도 타격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기를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연기가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3 학생과 학부모는 수능에서 재수생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걸 우려하고 있다. 개학 연기로 인해 학습량이 크게 부족한 데다 원격수업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학교는 아예 원격수업 대신 EBS 강의나 과제물로 대체하려 한다. 반면 재수생은 대부분 학원에서 입시를 준비 중이다. 대학들이 온라인 개강을 진행하는 탓에 이른바 ‘반수생’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학생이 유리한 수시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미뤄졌지만, 학생부에 반영되는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재학생은 학기 초 희망 전공에 맞는 비교과활동 계획을 세우고, 수업 및 과제를 통해 교과 관련 기재 내용을 챙겨야 한다. 원격수업 격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교육부는 “학생부는 정상 등교 후 기재가 원칙이나, 쌍방향 원격수업 때 교사가 태도나 참여도를 관찰할 수 있다면 기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쌍방향 원격수업 역량을 갖춘 학교는 많지 않다. 학부모 A 씨는 “비상 상황에도 개학 후 활동계획을 미리 수립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 학생부 내용의 수준 차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재학생은 언제일지 모르는 등교 정상화 후 학생부 및 수능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일찌감치 재수를 선택하는 고3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기#코로나19#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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