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몰라”…퇴근길 시민 불안 고조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1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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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전문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 News1
20일 오후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전문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일 오후 4시 기준 104명으로 급증했고 사망자도 처음 나왔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한달 간 나온 확진자 수보다 이날(20일) 나온 확진자 수가 더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 시민들의 불안은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비교적 낮은 치사율과 많은 시민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시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의 현실화였다. 이날 오후 5시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난 임규리씨(28·여)는 “이제 내가 어디서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것 같다”며 “사망자도 나왔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코로나19 보균자가 됐을까봐 또 이를 남에게 옮기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아 된다”고 했다. 임씨는 말하는 도중에도 불안한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었다.

같은 곳에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직장인 김모씨(53)는 “전문가들이 2~3주 전부터 예견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 같다”며 “불과 이틀만에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불안하다고 재차 호소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황모씨(31)는 “이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이고 그 전보다 상황이 심각해진 것 같다”며 “그 전에는 무의식적으로 나는 안 걸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좀 더 위기의식을 가지고 청결이나 위생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민인 김모씨(33·여)는 “끝나가는 국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쉽게 끝나지 않아서 걱정된다”며 “특히나 노인복지회관 같은 경우 종로구 할아버지 2분이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고 뉴스도 빨리 못 보시는데 감염이 된 걸로 알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확진자들이 자가격리를 스스로 하지 않은 점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이모씨(41·여)는 “불안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는 분노가 크다”며 “개인이 수칙을 따라주지 않으면 전염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방역 작업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확진자 개인이 검사를 거부한 점에 대해서 실망감이 크다”며 “웬만하면 집 바깥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0·여)는 “확진 의심자가 자가격리를 거부할 때 페널티가 필요할 것 같다”며 “정부가 처벌 등까지도 지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는 20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 및 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는 20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 및 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News1
정부 대처에 대한 지적은 많지 않았다. 대신 철저한 대비에 대한 당부가 많았다. 종로구민 김씨는 “정부도 신천지 상황같이 한번에 1000명이 넘게 예배를 본 상황을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부의 잘잘못을 가릴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민 김씨는 “정부 방침은 메르스때와 비교했을 때 적극적인 부분이 보인다”며 “우리나라가 안전불감증 경향이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더욱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비록 이날 확진자 수가 많아졌지만 아직까지 치사율이 높지 않다며 아직까지는 괜찮지 않냐며 긍정하는 시민들도 다수 보였다.

주부 김영란(50·여)씨는 “동요한다고해서 상황이 달라질 것은 아니니까 차분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며 “중앙병원은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 같고 지방이나 개인 병원들이 얼마나 더 긴밀히 대처하는지가 앞으로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2명이나 나온 종로노인복지관 근처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A씨(60대·여)는 “오늘도 이 앞을 구청에서 싹 소독하는 것을 봤다”며 “물론 코로나19를 조심해야겠지만 치사율도 아직 적고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잘 하고 있어서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종로노인복지관 앞에서 만난 시민 이모씨(50대·여)도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마스크를 끼고 손세정제로 소독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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