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케이블카 사고, 전방 제대로 안살핀 직원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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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어 담당자 부주의로 충돌”… 57년간 독점 운영 ‘안전 허점’ 논란

“케이블카 못타네”… 발길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 14일 서울 중구 남산케이블카 매표소를 찾은 한 외국인이 ‘운행 중단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12일 케이블카가 운행 제어 미숙으로 안전펜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7명이 다쳤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케이블카 못타네”… 발길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 14일 서울 중구 남산케이블카 매표소를 찾은 한 외국인이 ‘운행 중단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12일 케이블카가 운행 제어 미숙으로 안전펜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7명이 다쳤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2일 발생한 서울 남산케이블카 운행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행 제어 담당 직원을 입건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고 당시 케이블카 운행 제어를 맡았던 직원 A 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시 A 씨가 케이블카 운행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착 지점으로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제대로 주시하지 않아 제동을 늦게 걸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산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 관리자들에 대한 입건 여부도 검토 중이다.

12일 오후 7시 15분경 남산 꼭대기에 있는 예장동 승강장을 출발해 회현동 승강장으로 내려오던 케이블카가 도착 지점 가까이에 이르러서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안전펜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케이블카에 타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7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케이블카에는 2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운행을 멈춘 남산 케이블카는 주말인 13일과 14일에도 운행하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남산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매표소에 붙은 운행 중단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한국삭도공업 관계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안전검사를 신청했다. 이르면 15일 검사를 받은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삭도공업은 남산케이블카가 개통한 1962년 5월 이후 57년간 독점 운영 중이다. 지난해 국회의원 12명이 케이블카 민간사업자의 사업 기간을 3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 업체에서 오랫동안 독점해 운영하다 보면 안전관리가 느슨해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 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남산케이블카#운행 사고#안전 허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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