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윤중천, 엇갈리는 입…검찰 수사단, 돌파구 찾을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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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비공개 조사후 5년반 만에 검찰 출석
김학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짧게 답해
6차례 소환한 윤중천 진술 토대로 조사할 듯
뇌물·성범죄 의혹 등 전방위 확인…공방 예상

검찰 수사단이 출범 41일만에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을 전격 소환하면서 그를 상대로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모든 의혹을 부인해 온 김 전 차관과 이에 배치되는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의 진술을 확보한 수사단 사이에 진실 공방이 장시간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2013년 11월 이후 5년6개월만이며, 공개적으로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수사단에 출석하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의혹의 단초가 된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인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05~2012년 윤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윤씨로부터 강원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단은 뇌물 등 공여자로 지목된 윤씨 등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을 추궁할 계획이다. 윤씨는 최근까지 총 6차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지난 2007년 목동 재개발 사업 인허가 등을 도와주겠다며 집 한 채를 요구했고, 고가의 그림을 그에게 건넸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윤씨가 의혹이 제기된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언론 등을 통해 밝혔고,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도 수사단 조사를 받았던 만큼 성범죄 의혹 조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기된 의혹이 많은 만큼 김 전 차관 조사는 수차례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수사단은 이미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사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판단, 기소 여부와 무관하게 의혹 일체를 규명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전 차관이 줄곧 의혹 전부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수사단이 놓인 상황은 만만치 않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검·경 수사 당시 “윤씨와 여성들을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최근 수사단 출범 이후에도 입장문 등을 통해 의혹을 일축했다. 뇌물수수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고, 지난달에는 ‘별장 동영상’ 원본을 입수했다는 언론 보도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김 전 차관이라고 단정한 점에 깊은 유감이며 영상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씨의 진술 역시 수차례 번복됐던 점을 고려할 때 마냥 신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필요할 경우 윤씨 등과의 대질 신문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단은 윤씨 진술과 김 전 차관 조사 내용 등을 분석한 뒤 김 전 차관의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그의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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