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조사단 “결함 알고도 은폐·축소”…檢에 고발·과징금 112억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2월 24일 10시 37분


7월 29일 0시 무렵 강원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7월 29일 0시 무렵 강원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BMW 차량의 주행 중 잇따른 화재 사고 원인이 EGR(배기가스 저감장치) 설계 결함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는 결함 사실을 알고도 은폐, 축소한 혐의로 BMW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BMW 화재조사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은 2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BMW 화재 원인이 EGR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EGR은 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장치다. 조사단은 ERG 설계 결함으로 인해 ERG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보일링)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특히 EGR밸브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밸브를 완전히 닫지 못하는 현상(열림고착)을 확인했고, 이러한 문제를 알리는 경고(알림)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결함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단은 BMW 측의 리콜 과정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BMW 측은 7월 25일 \'520d\' 등 42개 차종 10만 6000여대에 대해 리콜 조처를 했다. 하지만 동일 엔진·동일 저감장치를 사용하는 차량 6만 5000여대가 1차 리콜에서 제외된 사실이 확인됐다. 시정요구를 받은 BMW는 지난 10월 19일 52개 차종 6만 5763대를 추가 리콜했다.

또 BMW 측이 결함을 은폐, 축소했다고 보고 있다. BMW측은 지난 7월 20일에 EGR결함과 이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해 인지했다고 밝혔지만, BMW 독일 본사는 2015년 10월 EGR쿨러 균열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해 7월부터 BMW 내부보고서(기술분석자료, 정비이력)에 EGR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BMW는 1차 리콜 실시 후 조사단 해명요구 이후에 2차 리콜을 실시하는 등 늑장 대응을 보였고, 올 상반기 제출의무가 있었던 EGR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최대 153일 늦게 제출했다. 조사단은 이 같은 행동은 결함을 은폐하려는 시도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토부는 BMW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또 늑장리콜했다고 판단한 39개 차종 2만 2670대에 대해서는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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