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 전문가 “일산화탄소 중독시 기억장애·우울증 생기는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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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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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릉 펜션 사고/독자 제공·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사진=강릉 펜션 사고/독자 제공·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일부 학생들이 의식을 회복했지만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19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뒤) 의식을 회복하고 깬 경우에서도 일정정도 지나고 난 다음에 기억장애라든가 우울증이라든가 이런 후유증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중태에 빠졌다. 7명 가운데 4명은 발견 당시 상태보다 호전돼 학부모들과 주변 관계자들이 안도하고 있다. 특히 1명은 간단한 인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김한근 강릉시장이 설명했다.

임 교수는 학생들이 고압치료센터 챔버(고압산소치료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고압산소를 유지를 하게 되면 몸속에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이 결합돼 있던 것을 풀어 정상적으로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일산화탄소에 대해선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학생들이 잘 인지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여진다. 간혹 가다가 배관 사고라든가 이런 걸로 종종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 몸에 일산화탄소가 흡입되어지면 혈액에 산소운반을 차단하기 때문에 결국 중독사고가 나는데 소량은 유해하지 않지만 일정정도가 되면 치명적인 중독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벼운 일산화탄소 중독 같은 경우는 두통·메스꺼움·어지럼증·졸음 이런 것들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되면 금방 회복된다. 그러나 심각한 일산화탄소 중독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면서 “당장 일산화탄소 중독에서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몇 주 후에 기억력 상실이나 운동장애·우울증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일산화탄소 중독은 졸음을 유발해서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하기가 쉽지 않다. 고압산소치료 후에도 후유증에 대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사고 객실에서 환경부 정상 기준치(10ppm)의 15배가 넘는 155∼159ppm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감지됐다는 지적엔 “병원에서 측정한 환자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25~45% 정도였다. 정상은 3% 미만”이라며 “흡연하는 경우에서는 5% 미만인데, 이런 흡연자들보다도 일산화탄소농도가 5~9배 정도 높게 측정된 거니까 몸 안에서 흡입된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면서 중독을 야기한 것으로 파악되어 진다”고 설명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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