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위수지역 확대 접경지역 ‘뜨거운 감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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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들 외출·외박구역 확대 땐 1시간 거리 춘천까지 나갈 수 있어
펜션-모텔 등 지역경제 위축 우려… 화천군민 등 “생존 위기” 반발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장병의 주말 외출 외박구역(위수지역) 완화가 접경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외출 외박구역이 확대되면 장병들이 인접한 도시지역까지 나갈 수 있어 접경지역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육군 2군단은 지난달 30일 화천군청에서 ‘장병 기본권 보장을 위한 외박구역 설정 지역설명회’를 갖고 “내년부터 주말 장병들이 2시간 이내 복귀 가능지역으로 외박을 나갈 수 있는 안이 국방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장병들이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춘천까지 나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장병 기본권 보장 방침은 이해하지만 고도 및 출입 제한, 재산권 행사 불이익 등 65년 동안 주민들의 기본권은 아무도 살펴주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숙박업계 관계자들은 “외박구역이 춘천으로 넓어지면 지역 펜션과 모텔 등은 심각한 생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충호 화천군 번영회장은 “국방부가 올해 상반기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약속한 사전 주민의견 수렴 및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협의도 없는 일방적 설명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혁수 2군단장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7사단 장병들의 평일 외출을 내년 화천지역 3개 사단에서 전면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부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장병과 주민 모두 화천군민”이라며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국방부와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양구에서도 육군 2사단과 21사단의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사단 측은 “적정 출타 비율을 적용해 외박 인원의 일부만 춘천까지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평일 외출 확대 시행, 분대 포상 외출, 병영식당 외 급식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총인원 가운데 휴가 20%, 외출 7∼8%, 외박 7∼8%의 비율에 따라 장병들의 출타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위수지역 확대를 내년에는 유보하고 2020년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농어촌버스 운행시간 조정, 즐길 수 있는 시설 및 강좌 등 장병들의 평일 외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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