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 부모의 과거 사기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전문가는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의혹이 사실일 경우 마이크로닷 부모가 피해액을 변제하지 않으면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변호사는 21일 YTN에 출연해 “사기 사건 같은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회복”이라며 “사기 액수를 피해자에게 변제하는 것이 검찰과 법원에서 보는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마이크로닷 부모가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후 피해자가 ‘합의했고 사과도 받았으니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탄원서를 제출한다면 심하게 처벌될 사안은 아니다. 그는 합의를 전제로 재판은 받을 수 있으나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 부모가 피해액 변제를 하지 못할 경우 구속될 수 있다고. 김 변호사는 “죄질이 안 좋다. 사기 치고 도망쳐서 20여년을 뉴질랜드에서 잘 살았다고 한다면 법원과 검찰이 봤을 때 이건 굉장히 죄질이 안 좋다고 본다”며 “가장 중요한 건 피해 변제”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의혹 사건은 약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죄 공소시효는 7년. 김 변호사는 피의자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했다면 그 기간만큼 공소시효가 중지되므로 이번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는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도피 목적이 약간이라도 있다고 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법원에서) 넓게 해석을 하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공소시효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일각에서 마이크로닷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연좌제’라며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잘못한 것을 갖고 ‘너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 굉장히 가혹하다. 이 사건의 경우 마이크로닷이 (피해액을) 변제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법적으로 변제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닷이 처음에 대응을 잘못한 건 맞다. 부모에게 확인해봐야 하는데 그냥 부인했기 때문에 대응이 섣불렀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마이크로닷이 피해 변제에 대해 나 몰라라 한다면 모를까, 부모님이 잘못한 거지만 본인이 변제한다고 한다면 굳이 그에게 방송 하차하고 연예 활동하지 말라고 하는 건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부모의 사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마이크로닷은 21일 오전 소속사를 통해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 갈 당시 저는 다섯 살이었다. 어제 뉴스 기사들이 나오고 부모님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까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이날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의혹 사건 수사를 재개하기로 결론 내렸다며 인터폴 등에 피고소인 송환요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거주 중인 마이크로닷 부모는 전날 YTN을 통해 “여권 만드는 데 2~3주 걸린다. 여권을 만드는 대로 한국에 입국할 것”이라며 “상황 파악 뒤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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