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유치원 명단공개]“비리 유치원들, 노골적으로 ‘국가 지원금=내 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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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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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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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7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유치원 감사 결과 총 1878개 사립유치원에서 비리 5951건이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 출신인 최순영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은 15일 “2016년부터 유치원 특정 감사를 했다”며 ‘비리 유치원’ 실태를 전했다.

최 감사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적발된 ‘비리 유치원’들에 대해 “한마디로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되는 곳”이라며 “이 사람들은 국가가 해 주는 돈은 다 내 돈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감사를 하러 가면 원장들이 노골적으로 ‘국가가 지원해 줬으면 내 돈이지, 내 돈인데 내 마음대로 쓰는데 왜 그러냐. 이게 무슨 문제냐’ 이렇게 반문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교구 재료의 경우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 엄청난 돈이 나갔다. 자기 남편이 사업을 하고, 친정 남동생이 하고. 그렇게 해서 돈을 19억을 빼간다”며 “교구 재료 업체라고 하면 매입 매출이 있어야 되고 국세청에 신고를 해야 되는데 전혀 그렇게 된 것이 없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구입했다 그러고 이렇게 해서 한 3-4년 동안 19억을 빼간다”고 했다.

또 “아이들 약품을 샀다고 해서 영수증을 하나하나 보면 무좀약이 있다거나 가스활명수가 있다”며 “요리 교실 한다고 영수증을 붙여놓는데 하나하나 보면 커피 산 것도 있고 생리대도 있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시민감사관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일부 유치원 측의 주장에 대해 “시민감사관들이 자꾸만 갑질을 했다, 전문성이 없다 그러는데 우리 회계 감사들 전문성이 다 있다. 변호사도 있고 노무사도 있고 회계사, 건축사, 교육 전문가, 활동가들, 급식 전문가들. 다 이런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은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물론 선생님들이 수련회 가서 술도 한잔할 수 있고, 교통비 조로 넣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희들이 적발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다. 누가 객관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저녁 7시에 그 시간대마다 막걸리, 맥주, 홍어회 이렇게 사서 달랑 들어가는 경우”라며 “유류도 경유 같은 경우에는 다 봐준다. 학원 차량이구나 하고”라고 받아쳤다.

이어 “부정 사용이겠다 하는 건 정리해서 유치원에 1차로 보낸다. ‘여기에서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해명해서 달라. 그럼 저희들이 그걸 보고 다시 또 정리하겠다’ 이걸 두세 차례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장에 실사를 나가는데 행정직 공무원과 같이 나간다. 우리만 나가는 건 전혀 아니다. 그런 자리에서 한 원장이 우리 감사팀장한테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했다더라”며 “그 얘기를 같이 갔던 사람들이 다 들었다더라. 저는 그 얘기 듣고 너무 가슴이 정말 멍했다”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최 감사관은 전국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며 “어린이집은 도교육청 산하가 아니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다 같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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