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리랑카인 풍등 저유소 떨어져 위험상황 알고 그냥 간듯”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9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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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초교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 주워 날리다 사고
경찰, 잔디밭 화재 몰랐던 송유관 직원 소환 예고

강신걸 경기 고양경찰서장이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열린 고양저유소 화재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화재당시 CCTV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스리랑카인 A씨(27)가 7일 오전 10시 55분께 고양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야산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실화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고양=뉴스1)
강신걸 경기 고양경찰서장이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열린 고양저유소 화재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화재당시 CCTV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스리랑카인 A씨(27)가 7일 오전 10시 55분께 고양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야산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실화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고양=뉴스1)

외국인 근로자의 단순한 호기심이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불이 붙은 풍등을 날려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고양저유소의 저장탱크에 불이 붙도록 한 스리랑카 국적의 근로자 A씨(27)에 대해 중실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2분께 고양저유소 인근 서울~문산간 고속도로 1공구 터널 공사현장에서 풍등에 불을 붙여 공중으로 날렸다. 이후 A씨가 날린 풍등이 300m 가량 떨어진 저유소 잔디밭으로 떨어지면서 잔디에 옮겨 붙었다.

이 불은 18분 가량 잔디밭을 태운 뒤 휘발유탱크(직경 28.4m, 높이 8.5m)의 9개 유증 환기구 중 1곳을 통해 내부로 옮겨 붙기 시작해 오후 10시 54분께 탱크의 상부 지붕이 날아가는 폭발사고 등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 스리랑카에서 비전문취업비자(E-9)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로 사고 당일 일하던 중 공사현장에 떨어져 있던 풍등 2개 중 1개를 주워 쉬는 시간을 이용해 산 위에 올라가 고체 연료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풍등은 지름 40cm, 높이 60cm 크기에 한지 재질로 제작된 것으로 전날인 6일 오후 8시께 고양저유소에서 800m 가량 떨어진 모 초등학교에서 열린 캠프 행사에서 날린 풍등들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열린 고양저유소 화재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수사관계자가 화재 원인이 된 풍등과 같은 종류의 풍등을 공개하고 있다. (고양=뉴스1)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열린 고양저유소 화재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수사관계자가 화재 원인이 된 풍등과 같은 종류의 풍등을 공개하고 있다. (고양=뉴스1)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자신이 날린 풍등이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자 이를 쫓아갔지만 잔디밭에 떨어진 것과 연기가 발생한 것은 보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진술했다.

반면 경찰은 CCTV 분석으로 A씨가 저유소에 풍등이 떨어져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고당일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현장근무 직원들이 풍등으로 인해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한 오전 10시 36분부터 폭발이 일어난 54분께까지 18분 동안 잔디밭에 불이 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점과 위험물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운 잔디가 식재된 것에 대해 시설 관리자를 대상으로 ‘위험물 안전관리 위반’ 여부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6일 위험물이 위치한 인근 학교에서 풍등을 날리겠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으며 사전에 통보할 의무사항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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