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호 경남도 행정부지사 33년 공직생활 마감

  • 동아일보

“제 능력이 많이 모자라고 부덕했습니다. 소중한 인연 잊지 않겠습니다.”

한경호 경남도 행정부지사(55·사진)가 13일 33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경남을 떠났다. 그는 1985년 기술고시를 통해 5급 사무관으로 첫 출근했던 도청 건물을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퇴임식은 A4 용지 2장 분량의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특검 조사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형편 등을 감안한 것이다.

이 글에서 그는 지난해 7월 18일부터 11개월 가까이 재직하며 힘을 쏟았던 사업과 부족했던 점을 적었다. 항공 정비사업 유치,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고용위기지역 지정, 참여도정 차원의 민관협의체 구성은 성과로 꼽았다. 한시 기구가 될 것이란 논란이 일었던 ‘도민행복위원회’ 신설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평가했다.

한 부지사는 세종부시장으로 근무하다 경남으로 옮기면서부터 지난달 김 지사 부임까지 도지사 권한대행이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중도 사퇴, 조규일 전 서부부지사의 지방선거 출마로 혼자 도지사, 행정부지사, 서부부지사의 1인 3역을 한 셈이다. 그는 “주말도 없이 현안을 챙기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부담은 물론이고 마음의 상처도 주었을 것”이라며 “주변을 두루 살피지 못한 부분은 후회로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올해 초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역대 최장 도지사 권한대행이었던 그는 “권한대행 10개월을 자평하면 49점 정도”라며 자세를 낮췄다. 진주고, 경상대 농대를 졸업한 한 부지사는 곧 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농정 분야 관료, 선출직에 대한 ‘꿈’도 갖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한경호#경남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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