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위원장 “세월호 충돌설 이해 못해…표면 스크래치 났다고 엔진 대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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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8일 08시 47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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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지난 6일, 침몰 원인에 대한 단일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활동을 마무리했다. 선조위는 기계 결함 등의 이유로 침몰했다는 '내인설'과 충돌 등 외력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추가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열린안' 두 가지를 모두 담은 종합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쪽 성과다, 어정쩡한 결론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창준 선조위원장은 "선조위 전체는 의견이 갈렸다고 할 수 있지만, 저는 내인설을 취하는 입장이다"며 "개인적으로 거의 확신에 가까운 결론을 얻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8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어떤 근거에서 충돌설 주장을 하셨는지 사실 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가보니 선체 내부는 많이 찌그러지고 했는데 선체 외판은 아주 경미한 손상밖에 없었다. 자동차로 치면 자동차 표면에는 스크래치 같은 흔적밖에 없는데 엔진이 아주 대파됐다는 식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잠수함 충돌하고 관계가 없는 거다. 관계 없을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걸 잠수함 충돌의 근거라고 말씀하시니까 저는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인설을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저희가 그 선체로부터 물증을 확보한 게 크게 두 가지다. 하나가 블랙박스고, 또 하나는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돼 있던 것, 그게 침몰 경위를 설명하는 데 아주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것은 유압 조절 장치다. 그게 한쪽으로 딱 고착되면 방향이 한쪽으로 계속 치우치는 거다. (방향)타가 조정 불능 상태에 들어갔다는 말이고. 그것이 내인설이 주장하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밸브가 침몰 후 물속에서 고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고 본다. 왜냐면 한쪽으로 고착되려면 우선 전기가 통해야 하는데, 이미 꺼졌기 때문에 물속에선 한쪽으로 치우칠 수가 없는 거다. 그것은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급격하게 침몰한 이유에 대해선 "설계상의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45도부터 사실 좀 더 오래 버틸 수가 있는데 선체 밑바닥 쪽 수밀(물이 새지 않도록 제작된 선박의 구조)이 전혀 유지 안 된 것이다. 그러니까 물이 벽벽마다 차단됐으면 소위 말하는 에어포켓 같은 게 많이 있어서 배가 오랫동안 떠 있을 수 있었겠지만 그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물이 차단이 안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밀문은 사실 조타실에서도 원격조정이 가능한데, 수밀문마저도 전선줄이 걸쳐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자동으로 개폐할 수 없도록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내인설을 주장하는 위원들은 선체 조사를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고, 공식적으로는 저희가 외인설이라든가 잠수함 충돌설이라는 것은 안 쓰기로 했고, (외인설을 주장하는)그분들은 스스로를 열린 설이다, 열린 안이다, 이렇게 하기로 했다. 추가 조사를 해야겠다 이런 입장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서울 중구 세월호 선조위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세월호는 해양수산부 고시에 따른 9가지 조건 중 6개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세월호는 출항해서는 안 되는 배라는 것이 저희 내인설의 결론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자리에서 권영빈 제 1소위원장 등 3명은 세월호 손상 흔적 등을 볼 때 잠수함 등 외부 충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권 소위원장은 "핀안전기실과 데크스토어 내부에 대 변형을 발견했고 선체 외판에 외부 충돌로 의심할 수 있는 그런 흔적을 발견했다"며 "외력의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은 저희 3인의 일치된 의견이다"고 말했다.

선조위는 갑론을박 끝에 두 의견 모두 종합 보고서에 넣기로 하고 1년 1개월의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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