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수첩’이 전날(17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다룬 가운데 해당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는 이달 2일 과거 인권침해 및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된 1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 12건 중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2008)’ 등 8건을 본조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장자연 리스트 사건(2009)’ 등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권고할 2차 사전조사 대상 5건도 선정했다.
앞서 올 2월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던 12건 중에는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포함됐으나 본조사 대상에서는 빠졌다.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은 2013년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및 유력 인사들과 함께 파티를 벌이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검찰은 별장 파티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했는데 동영상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없고 성접대의 대가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판단했다.
MBC ‘PD 수첩’은 17일 오후 ‘검찰개혁 2부작’ 중 1부로 관련 의혹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해당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A 씨가 출연했다. A 씨는 “동영상 속 남성은 김 전 차관”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2014년 김 전 차관과 윤 씨를 고소했으나 검찰은 동영상 속 남녀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A 씨에 따르면 A 씨는 윤 씨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찍힌 사진과 영상으로 협박을 당하다 윤 씨 별장에서 김 전 차관(당시 인천지검 차장 검사)을 만났다. 그러면서 당시 윤 씨가 자신이 마셨던 술에 약을 탔으며 김 전 차관에게 준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가 이를 촬영했다고도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이 사건은 재조명 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다음날인 18일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김학의’ ‘윤중천’의 이름이 올랐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학의(전 법무부 차관), 윤중천(건설업자) 성접대 의혹 재수사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PD 수첩’에서 보여준 (김학의·윤중천의) 행태는 정말 어처구니없다. 여성을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찍어 협박, 성노리개 삼고 (동영상을) 가족에게까지 전달하여 가정을 파괴하는 일에 우리나라 고위 법무직 공무원이 함께 했다. 그것도 모자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철저히 조사해 법과 질서가 위로부터 잘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관련 청원이 다수다.
이 가운데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추가 재조사 대상 사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인다. 앞서 과거사위가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권고한 사건 12건 중 지난번 본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4건에 대한 선정 여부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진 바 있다. ‘별장 성접대 의혹’도 여기 포함됐다. 이 사건으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높아지는 가운데 검찰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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