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민국파, 사건 당일 수행? 거짓말” vs 민국파 “내가 그날만 없었다고?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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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3일 0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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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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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과 그의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카페지기였던 닉네임 ‘민국파’ 씨가 서로의 주장을 거듭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 전 의원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저는 2011년 12월 23일(금요일)이건, 2011년 12월 24일(토요일)이건 간에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A 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한 사실도 없고, 그 전후에도 A 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선언 1시간 반 전에 성추행 의혹 보도를 해 전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으면 프레시안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프레시안은 ‘민국파’ 씨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국파 씨는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잠자는 시간 빼고는 정 전 의원과 같이 있었다. 23일 일정을 수행하던 중 차로 (정 전 의원을) 렉싱턴 호텔에 데려다줬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캠프 준비 와중 자필 반성문을 제출하며 용서를 빌던 분이 또 예전 버릇을 못 버린 듯 하다”며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해명 자료를 통해 서울 을지병원에서 모친을 병문안 한 시간이 ‘오후 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기 때문에 피해자 측이 자신과 만났다고 주장하는 오후 2시 전까지 여의도 호텔까지 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민국파라는 사람은 마치 2011년 12월 23일 저와 계속 같이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고 했지만 이것도 거짓말”이라며 당일 오후 2시17분쯤 미권스 카페에 올린 글을 첨부했다.

그는 “위 카페글은 복잡한 서식 등이 적용돼 있어, 차량을 통해 저를 수행하는 도중 모바일에서 작성했다고 볼 수 없고 PC에서 글을 올린 것이 분명하다”며 “따라서 민국파가 저를 수행했다는 보도는 명백히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레시안은 더 이상 허위보도를 하지 말고 사과를 하거나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모두 공개하기 바란다”며 “이런 방식의 보도는 공공성이 강한 언론을 사적으로 이용해, 저를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인식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민국파 씨는 13일 오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우선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전날 낸 기자회견문에서 수감 된 이후의 대책을 논의한 인사들 중 한 명으로 ‘민국파’ 씨를 명시해놨다며, 정 전 의원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주장을 뒤집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민국파 씨는 “정 전 의원 스스로 이런 기자회견문을 냈으면서 24일에는 등장하는 사람이 23일에는 없었다고 부인하는 것이 오히려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의 당시 일정을 언급하며 “22일 대법원, 24일 마석 모란공원, 25일 공릉교회, 26일 서울지검 환송식까지 내가 함께 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건데, 내가 유독 23일만 없었다는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선 민국파 씨가 한때 정 전 의원과 소원해진 점을 들며 ‘앙갚음’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정 전 의원과 소원해진 시기는 2012년 이후의 일”이라며 “그 이후로 소원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난 연말 정 전 의원이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다시 관계가 복원되어 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증거로 지난해 연말 문재인 정부 특별사면으로 정 전 의원이 복권 된 이후 올해 1월 열린 지지자들 모임에서 정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프레시안을 통해 공개했다.

민국파 씨는 또한 정 전 의원이 반박 근거로 제시한 카페 글에 대해서도 “당시 우리는 밖에서 이동 중에도 쉬러 들어가거나 해서 PC환경이 뒷받침되면 언제든 글을 올리곤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모친이 입원한 병원 방문 기록지를 제시하며 렉싱턴 호텔로의 이동이 불가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병실 이동 얼마 후 방문했다가 바로 빠져나와서 (렉싱턴 호텔로) 이동했다. 을지병원에선 점만 찍고 나왔다”며 “1시 전에 이미 병원 근처에 도착해 있었으나 입감일이 결정되지 않아 병원 주변에 대기하다가 올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을지병원에 머문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2시까지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갈 수 있었다는 것.

그는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해서 운전하는 사람이 시간을 최대한 줄여가며 이동했다”면서 “정 전 의원이 궁색해지니 이제 10분, 20분짜리 진실 게임을 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정 전 의원 측이) 또 뭐라고 말꼬리를 잡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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