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지역 상품권 대신 가상통화 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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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노원’ 2월 도입… 가맹점-공공시설 현금처럼 사용

서울 노원구는 가상통화 형태의 지역화폐 ‘노원(NW)’을 다음 달 도입한다고 18일 밝혔다. 노원구에 따르면 가상통화 형태의 지역화폐는 세계 최초다. 노원은 ‘No Won’, 즉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노원구라는 뜻이다.

노원은 최근 사회 현상이면서 논란의 중심인 가상통화의 블록체인 방식을 활용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통화 거래 내용이 모든 참여자에게 공개돼 분산 기록되는 가상의 장부다. 가상통화를 누가 얼마나 썼는지 모든 거래 참여자가 볼 수 있어 개인 간 거래는 쉬워지면서 위·변조는 어려워진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해 특정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지역화폐는 지폐나 상품권 형식이었다. 하지만 따로 구매하기가 불편하고 불법으로 현금화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노원구도 2016년 9월 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노원구 지역화폐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노원을 준비했다.

가상통화가 암호화된 고난도 알고리즘을 풀어 ‘채굴’해 얻는 반면 노원(NW)은 자원봉사하거나 기부하면 지급받는다. 예를 들어 노원구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단체에서 자원봉사하거나 교육 미용 같은 재능기부를 하면 1시간에 700노원을 받을 수 있다. 기부할 경우에는 기부액의 10%를 노원으로 받는다. 다만 1인당 최대 적립 금액은 5만 노원이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노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노원 지역화폐’나 구청 또는 자원봉사센터에서 주는 카드에 적립한다.

노원은 관내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쓸 수 있다. 1노원은 1원의 가치가 있다. 현재 노원구에서 노원을 쓸 수 있는 가맹점은 공영주차장과 구청 헬스장 같은 공공시설 21곳과 식당 서점 병원 등 민간업체 66곳 등 87곳이다. 노원구는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려면 가맹점이 늘어야 한다. 민간 가맹점을 올해 950개, 내년까지 1900개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원구는 노원 활성화를 위해 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와 기부자 약 17만 명에게 기존 발급한 자원봉사전자카드 대신 노원을 적립할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노원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심의기구 ‘지역화폐 민관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주민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노원구#지역 상품권#가사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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