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던 신동호·어둠속 헤매던 신동진, 대학 선후배의 극적 엇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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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8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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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신동진 아나운서 / MBC 라디오 ‘시선집중’ 홈페이지, MBC 노조 페이스북
사진=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신동진 아나운서 / MBC 라디오 ‘시선집중’ 홈페이지, MBC 노조 페이스북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이 ‘책임론’을 제기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과 그와 정반대 행보를 보인 신동진 MBC 아나운서. 두 사람의 예사롭지 않은 인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동진 아나운서와 신동호 국장은 이름이 비슷한 것부터 시작해 공통분모가 꽤 크다. 두 사람 모두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다. 또 신동호 국장은 1992년에, 신동진 아나운서는 1996년에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같은 과 선후배이자 회사 선후배인 것.

그러나 두 사람이 아나운서로서 간 길은 각각 달랐다.

2012년 MBC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많은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동참했지만 신동호 국장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신동호 국장은 MBC에서 ‘100분 토론’, ‘시선집중’ 등 굴지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했고 2013년부터 아나운서국 국장으로 있는 등 승승장구했다.

반면 신동진 아나운서는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2012년 당시 경영진으로부터 전보 조치를 당하고 타 부서로 가게 된 뒤 6년간 아나운서로서 마이크를 잡지 못 했다.

배현진 아나운서와 관련한 ‘피구대첩’ 사건도 있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지난 10월 CBS라디오 방송에서 “2012년 파업 이후 1년이 지나 아나운서국에 다시 돌아갔는데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아나운서국 차원에서 화합 체육대회를 열었는데 그중 게임 하나가 피구게임이었다. 내가 공을 던질 차례였는데 딱히 제가 배현진 씨를 일부러 타깃으로 삼았던 것이 아니고 앞에 눈에 띄어 배현진 씨를 굳이 피해 다른 사람을 맞힌다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배현진 씨 다리를 살짝 맞혔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일부러 타깃을 했던 것이 아닌데 그냥 게임 차원에서 맞혔는데 맞히고 나서 일주일 있다가 제가 또 부당 전보가 난 거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신동진 아나운서는 그의 업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주조정실 MD로 발령이 났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신동호 국장에게 “왜 부당전보 됐느냐”고 물었지만 신동호 국장은 “그런 건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뉴미디어 뉴스국으로 발령이 나 현재까지 그곳 소속으로 있지만,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방침에 따르며 지난달 15일부터는 아나운서국으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3일부터는 MBC 특별 생방송 ‘나눔으로 행복한 나라’ 로 마이크를 잡게 됐다. 길고 험란한 길을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

파업에 참가한 아나운서들은 이후 신동호 국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을 넣었다. 특히 신동진 아나운서는 지난 8월 22일 MBC 사옥 앞에서 열린 ‘MBC 아나운서 방송 및 업무거부 기자회견’에서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 아나운서들을 팔아 치운 신동호 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나운서 조직은 50명이다. 50명 중 12명이 퇴사했고 11명 아나운서가 전보됐다. 이 모든 아나운서 잔혹사 중심에 있는 신동호 국장은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서 그 어떤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무려 5년 동안 아나운서 국장으로 있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최승호 신임 사장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 같은 경우 과거 아나운서 국에서 무려 11명의 MBC 얼굴이었던 아나운서들이 떠나가도록 만들고, 몇 명의 아나운서들이 자기 일을 못하고 부당 전보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합당한 절차를 거쳐 충분히 조사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꽃길만 걷던 신동호와 어둠속을 헤매던 신동진, 둘의 희비가 극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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