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 中어선 90% 감소… 엄정대처 효과 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3시 00분


“불법조업 적발땐 뒷감당 못한다”… 공용화기 대응-담보금 상향 효과
EEZ서 쌍타망 어선 조업 재개, 어획량 축소 등 꼼꼼하게 확인해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경비함이 1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중국어선은 조기 3.1t을 어획했지만 0.6t만 잡은 것처럼 조업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 목포해경 제공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경비함이 1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중국어선은 조기 3.1t을 어획했지만 0.6t만 잡은 것처럼 조업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 목포해경 제공
16일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쌍타망 어선의 조업이 시작됐다. 쌍타망 조업은 이날부터 77일간 계속된다. 쌍타망(雙拖網)은 어선 2척이 한 조를 이뤄 긴 자루 형태의 그물을 끌어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 체결 이후 쇠창살, 철판 등을 장착한 중국 쌍타망 어선은 EEZ에서 불법 조업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활개를 쳤다. 해경과 어업관리단의 안전을 위협하던 쌍타망 어선이 올해 눈에 띄게 줄었다. 불법 조업 담보금 3억 원 인상과 폭력 저항에는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등 해경의 엄정 대처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풀 꺾인 중국어선 불법 조업

16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올해 한국 측 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단속된 중국어선 103척 가운데 단속반원의 등선을 막기 위해 쇠창살과 철판을 설치한 어선은 2척에 불과했다.

서해해양경찰청이 지난해 단속한 불법 조업 중국어선 114척 가운데 쇠창살과 철판 등으로 무장한 선박이 17척인 것을 감안하면 90% 이상 감소한 것이다.

등선 방해시설을 설치한 중국어선이 줄어든 것은 올해 3월 한중 양국이 쇠창살 등을 설치한 중국어선을 제한조건 및 정선명령 위반 혐의로 처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해어업관리단 관계자는 “제한조건 위반 사항으로 적발될 경우 담보금 부과액이 최고 2억 원”이라며 “쇠창살을 설치할 경우 불법 조업을 한다는 것을 알리는 꼴이어서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9월까지 전국적으로 단속된 불법 조업 중국어선 150척 가운데 무허가 선박은 32척(21%)으로 평년(20∼30%)과 비슷했다. 하지만 몰수된 선박은 해경 11척, 해수부 8척으로 늘었다. 몰수 선박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담보금 최고 금액이 3억 원으로 인상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어민들 사이에서는 불법 조업을 하다 단속될 경우 담보금 때문에 뒷감당을 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해경이 불법 조업과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M60 기관총 등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데다 중국 정부의 자정 노력도 한몫을 하면서 불법 조업의 기세가 꺾기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담보금 상향 등 엄정 대처가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쌍타망 조업이 시작된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불법 조업 강력 대응

서해해양경찰청은 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어선에 대한 불법 조업 특별단속을 벌인다. 중국어선의 주요 포획 대상 어종인 조기, 고등어, 삼치 어장이 형성된 서해에서 쌍타망 조업이 재개되면서 불법 조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헬기 2대와 항공기 1대, 1000t, 3000t급 경비함 6척을 투입해 어획량을 축소 기재한 중국어선 등을 검거했다. 구자영 서해해양경찰청장은 “불법 조업에 강력히 대처해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수산자원 보호와 조업 질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서해어업관리단도 규정보다 촘촘한 그물을 사용해 조기를 불법 포획한 중국어선 5척을 나포했다. 중국어선 불법 조업 방식은 가짜허가증을 구비한 쌍둥이 배 운항, 그물 규격 위반, 어획량 축소 신고 등으로 바뀌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측 EEZ에서 중국어선 1540척이 5만7750t을 어획하는데 어획량 축소 신고 등 불법 조업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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