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조선업-관광이 조화 이루는 명품도시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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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 동구를 조선산업과 관광산업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살기 좋은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 제공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 동구를 조선산업과 관광산업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살기 좋은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 제공
 울산 동구는 한때 ‘한국 최고 부자 구(區)’로 불렸다.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있는 데다 고임금 근로자의 대부분이 이곳에 살았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곳에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내리 5선을 기록하며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각종 복지시설도 많이 지었다. “1만 원을 들고 동구에 가면 영화를 본 뒤 수영과 목욕, 점심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복지 천국’이었다. 현대중공업에 취업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원룸도 속속 건립됐다. 하지만 지금은 한파가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2, 3년 전부터 몰아닥친 현대중공업 불황에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울산사람’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55)은 “이곳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조선업과 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명품도시 건설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세 번의 도약기가 있었다”라는 그는 “한국 대표 어항으로 개발된 1990년대가 제1 도약기, 현대중공업이 문을 연 1970년대가 제2 도약기, 그리고 울산대교와 염포산 터널이 개통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는 지금이 제3 도약기”라고 말했다.

 동구 방어진에서 태어난 그가 관광이라는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는 이유는 조선업만으로는 명품 도시로 만들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불황의 여파로 최근 1년 사이 현대중공업을 떠난 정규직 근로자는 2만7000명 중 3500명(13%)이나 된다. 사내 협력업체 직원 2만7000명 가운데 절반 정도인 1만3000명이 떠났다. 입주 경쟁이 치열했던 원룸촌에는 ‘급임대’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이 여파로 동구 일대의 상가에도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권 청장이 소매를 걷어붙인 이유다.

 동구는 울산 앞바다를 가로질러 남구와 연결된 총연장 8.38km의 울산대교가 지난해 6월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 남구 장생포 고래마을을 관광한 뒤 울산 전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울산대교 전망대와 기암괴석 및 해송이 동해와 어우러진 대왕암공원을 둘러보는 코스는 울산 관광의 백미다. 주전해변의 검은 몽돌은 명물 관광 상품이다. 드라마 촬영장으로 유명한 슬도에는 국내 첫 소리체험관이 7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슬도의 바윗돌이 파도에 부딪치면서 나는 거문고 소리, 현대중공업의 망치 소리 등 ‘동구의 소리 9경’을 들을 수 있다. 울산어린이테마파크와 울산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내년과 2018년 각각 동구에 문을 연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불황에 따른 실직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선업희망센터도 6월 문을 열었다.

 권 청장은 “교육 문제는 학교와 교육청에만 맡길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라며 조직을 확대했다. 평생교육을 위해 ‘응답하라 5060 러닝맨 꿈 찾기’ 등 36개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동구는 그동안 경제, 관광, 문화,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들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안전하고 행복한 살기 좋은 동구 만들기’다”라고 강조했다. 학성고와 울산대를 졸업한 권 청장은 동울산청년회의소(JC) 회장과 울산 동구의회 의장, 울산시의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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