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처 요령’ 쏙빼고 수능대책 내놓은 교육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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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3주 앞두고도 “매뉴얼 협의중” 11월초 감독관-운영자에만 안내 계획
“대응책 적극 알려 불안 없애야” 지적

 교육부가 “수험생이 불안해할 수 있다”며 ‘지진 대처 요령’을 빼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원활화 대책을 25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아직 지진 대처 요령을 만들지도 못했다. 만들어진 뒤에도 수험생 불안을 이유로 공식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2017학년도 수능 교통 소통, 소음 방지 및 문답지 안전 관리 등 원활화 대책’은 다음의 딱 한 단락을 빼면 예년과 똑같다. ‘시험일 지진 발생에 대비하여 신속한 지진 정보 전달 체계를 마련하고 시도교육청은 지진 발생 상황 대처 요령에 따른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하였다.’

 지진 대처 요령은 아직 교육청에 내려가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진 전문가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11월 초 수능 감독관과 운영 관계자들에게만 지진 대처 요령을 주고, 수험생들에게 대피를 연습하게 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당일 수험생들은 휴대전화를 갖고 가지 않으니 (지진이 발생해도) 감독관의 지시를 따라야 하지 않느냐”며 “대처 요령을 발표하면 학생들 동요만 일으킬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만들 지진 대처 요령에는 시험 중 학교 밖 대피 방안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당일 대규모 지진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어느 정도 여진에는 학교 안에 있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시험지를 덮어놓고 1∼2분간 책상 밑에 엎드리거나 학교 내 대피공간으로 피했다가 시험을 다시 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몇 분간 더 중단하고, 수능 시험지와 답안 공개 시간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소극적인 대응 태도가 불안감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월 17일 수능 당일은 관공서(오전 9시→10시)와 기업체 출근 시간이 늦춰진다.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의 집중 배차 시간대는 오전 6∼10시로 2시간 연장된다. 수험생은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한다. 영어 듣기평가가 시행되는 오후 1시 10분부터 25분 동안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수능#지진#메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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