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전 ‘독재 타도’ 목소리 다시 울려 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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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주년 부마항쟁기념식 16일 개최… 광복로 일대서 다양한 행사 잇따라
‘민주시민상’ 시상식도 함께 열려

37년 전 부마항쟁 당시 옛 부산시청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삼엄한 경비를 벌이고 있는 계엄군 장갑차와 탱크.
37년 전 부마항쟁 당시 옛 부산시청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삼엄한 경비를 벌이고 있는 계엄군 장갑차와 탱크.
 유신 독재 체제에 저항했던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37년을 맞았다. 1979년 당시 민주항쟁의 정신과 뜻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행사가 16일을 전후해 부산 중구 광복로와 민주공원 등에서 잇따라 열린다. 광복로는 민주항쟁이 벌어졌던 그 자리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6일 오후 2시 옛 미화당백화점 자리인 광복로 시티스폿 앞에서 ‘제37주년 부마항쟁기념식’을 연다. 참가자들은 출범 2년이 다 되어가는 국무총리 산하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의 미진한 활동을 지적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촉구한다.

 기념식에서는 ‘제25회 민주시민상’ 시상식도 열린다.

37년 전 부마항쟁 당시 부산 시내 곳곳에 붙었던 계엄포고문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유심히 읽고 있다. 동아일보DB
37년 전 부마항쟁 당시 부산 시내 곳곳에 붙었던 계엄포고문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유심히 읽고 있다. 동아일보DB
 이 상은 민주 인권 평화 생태 통일 등을 실천함으로써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개인 및 단체를 뽑아 매년 시상한다.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상금 500만 원 중 일부는 시민 모금으로 마련한다.

 올해 수상자로는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과 ‘의료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원회’가 뽑혔다.

 1992년 감시 활동을 시작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역 언론 감시는 물론이고 언론개혁 운동과 시민미디어 활성화 운동에도 힘을 쏟았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을미디어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진주시민대책위원회는 의료취약지역인 서부경남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의료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공공병원 설립에 힘을 모으고 있다.

 기념식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광복로 차 없는 거리 일대에서 ‘민주주의 거리’가 운영된다. 한일 위안부 협상, 주한미군 생물무기실험실 설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승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을 비판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이날 오후 3시에는 부산민주공원에서 개관 이래 3번째로 장승을 세우는 ‘민족통일대동장승굿’이 펼쳐진다. 3시간 동안 굿판을 벌이면서 통일 생명 평화의 염원을 담은 ‘민족통일대장부’와 ‘민주평화여장부’ 장승을 민주공원 앞터에 세운다. 풍물패 난쟁이, 궁물, 동아대와 부산대 풍물패, 전업 예술인 등이 참여한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부산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부마민주항쟁 아카이브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순회전’이 개막된다. 12월 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에서는 1979년과 1980년 부산과 마산, 광주에서 벌어진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고 세계 18개국의 민주 인권 평화 운동도 소개한다.

 이날 오후 2시 부산민주공원 소극장에서는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의 쟁점과 과제’라는 주제로 부산과 경남지역 연구자들이 공동 학술대회를 연다. 민주주의사회연구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등 10여 개 민주연구단체가 참여한다. 동아대 홍순권 교수 등 전문가 6명이 부마항쟁 관련 자료를 발표한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역사적 진실 규명과 민주항쟁으로 고초를 당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질 때 부마민주항쟁은 역사에 올곧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그 뜻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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