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전과 23범 소매치기, 연행전 “약 챙길 시간 달라”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1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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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 말기인 전과 23범의 60대 소매치기 절도 피의자가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21일 충북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55분경 충주시 연수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이모 씨(67)가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절도 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이 씨는 이날 경북 문경경찰서 소속 형사들에 의해 연행되기 직전에 투신했다. 그는 경찰들에게 “약과 옷가지를 챙기고 집 안을 정리할 테니 시간을 좀 달라고 한 뒤 이웃에 사는 지인을 불러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뛰어내렸다.

이 씨가 투신하던 순간 형사 3명은 베란다와 거실, 현관에 있었지만 눈 깜짝할 새 투신한 이 씨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 씨의 집은 33㎡의 영세민 아파트였다. 슬하에 남매를 둔 그는 부인과 이혼하고 자녀들도 외지에서 따로 살아 혼자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충주의 경찰들에게는 잘 알려진 소매치기 등 절도범이었다. 그는 지역에서 얼굴이 잘 알려져 활동이 어렵게 되지 경북 문경 등 타 지역에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수절도 및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이 씨는 형사들에게 ”내가 나이도 많고, 암 말기 상태이니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지을 방침이다.

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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