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여행’ 유혹에 마약 운반한 구직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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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사이트 “고수익 보장”에 솔깃… 필리핀 등서 52억어치 국내 밀반입
취업준비생 등 일당 6명 구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마약 판매 총책의 지시를 받아 국내로 필로폰을 밀수입한 뒤 유통시킨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 중에는 무직자와 취업준비생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캄보디아, 필리핀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뒤 유통시킨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신모 씨(23·여) 등 6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투약해 붙잡힌 56명 중 상습 투약자 14명도 함께 구속됐다.

신 씨 등은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거나 구직활동을 하다가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고수익 보장, 공짜 해외여행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캄보디아나 필리핀 등지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곳에서 마약 판매 총책인 호모 씨(52)를 만난 신 씨 등은 호 씨가 약속한 대로 현지에서 무료 여행을 하고 마약 밀반입 대가로 200여만 원을 받았다. 국내에서 마약을 유통할 때마다 건당 50만 원도 받았다. 이들은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지속적으로 범행에 빠져들었고 국내 유통 과정에서는 호 씨와 위챗, 텔레그램으로 소통해 경찰의 수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국내에 들여온 마약은 총 850g. 이 중 650g이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650g은 1만9500여 명이 동시에 투여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52억여 원에 이른다. 현재 마약 총책인 호 씨 등은 붙잡히지 않아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마약 총책을 잡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마약#운반#구직자#취업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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