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직업훈련생’ 등록해 정부 보조금 6억2000여만원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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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제조업체 대표가 직업훈련 과정에 ‘유령 훈련생’을 등록해 정부 보조금 수억 원을 빼돌렸다가 들통 나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한복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권모 씨(50)를 한복 제작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개설한 뒤 허위로 훈련생을 등록시켜 보조금을 타낸 혐의(사기 및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인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권 씨는 직업 훈련과정을 만들어 고용노동부 등이 운영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에서 교육훈련으로 인정받으면 한복 제조 업계 근로자에 한해 1인당 45만여 원의 보조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노렸다.

권 씨는 2013년부터 2년여에 걸쳐 ‘전통 속옷 만들기’, ‘웰빙형 천연염색 상품 만들기’ 등 14개 훈련과정을 만든 뒤 실제 수강생 외에 274명의 허위 훈련생을 등록시켰다. 한복 제조 관련 협동조합의 이사장이기도 한 권 씨는 조합원사로부터 교육 수요조사 명목으로 근로자 명단을 받아 훈련생으로 등록했다. 자신의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미취업자를 모집해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며 훈련생 지원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권 씨가 이렇게 가짜 훈련생을 등록해 빼돌린 보조금은 6억2000여만 원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컨소시엄 사업 점검 과정에서 권 씨의 훈련생 등록 내역을 수상하게 여겨 1월 경찰에 권 씨를 고발했고 경찰은 훈련생 등을 조사한 끝에 권 씨의 혐의를 밝혀냈다. 경찰은 관계기관에 권 씨 혐의를 통보해 부당하게 타낸 보조금을 모두 회수할 계획이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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