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연예인 전화번호 알아내 음란통화 요구 30대 남성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2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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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5일 오전 1시경 A 씨(32)가 집에서 휴대전화 발신자 제한표시로 누군가와 통화를 시도했다. A 씨는 잠결에 전화를 받은 B 씨(당시 26세·여)에게 남자친구인양 대뜸 ‘나야’라고 말했다. 그는 B 씨에게 화상전화로 야한 행동을 요구한 뒤 이를 저장했다.

당시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A 씨는 내부 전산망에 775차례 불법 접속해 휴대전화 번호를 빼냈다. 또 마트나 술집 등에서 눈에 띄는 여성들이 현금영수증 신고 때 말하는 휴대전화 번호를 몰래 적었다.

이렇게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로 2012년 8월까지 1년 간 밤마다 남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1400여 차례 여성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성들이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각종 의문을 제기하면 ‘감기에 걸렸다’,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 등의 핑계를 댔다.

A 씨는 특히 금융기관 전산망을 통해 마음에 드는 여러 명의 유명 연예인의 휴대전화를 알아내 음란전화를 걸었다. 그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여성 연예인에게 전화를 걸어 야한 행동을 요구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그가 해당 여성 연예인과 야한 통화를 하고 끊은 뒤 진짜 남자친구가 ‘밤늦게 무슨 전화를 하고 있느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범행이 들통 났다.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남자친구, 남편 행세 등을 하는 A 씨에게 속아 야한 영상을 촬영해 준 피해여성은 1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마트나 술집에서 현금영수증 신청을 할 때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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